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낫지않는 몸, 끝나지않는 고통

일본의 피폭자소송 박찬호l승인2014.12.28l수정2015.04.2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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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피폭자 포기정책 - [노모어 피폭자소송]

“왜 일본 정부는 우리들의 질병을 원폭증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인가?” 전후 69년을 경과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피폭자의 고통. 지금 피폭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노 모어 피폭자소송]을 추진하며 투쟁하고 있습니다.
 
 
피폭자들이 일어서다.
 
폭심지에서 가까운 거리의 직접 피폭이거나 암 등 일부의 질병만을 인정했던 원폭증인정기준은 2008년 개정하였습니다. 2003년부터 전국에서 제소한 원폭증인정집단송 투쟁 등의 영향으로 일본정부는 대상자를 ‘폭심지에서 3.5킬로미터 이내’로 확대하였습니다. 암 이외에도 백내장, 심근경색, 갑상선기능저하증, 간기능장해 등을 인정하였고, 원폭투하 후에 타 지역에서 폭심지에 들어갔던 ‘입시피폭’도 인정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실제 양상은 신청자 6,435명중 5,000명을 불승인(2010년)하는 등, ‘피폭자 포기’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한 피폭자 들이 다시 일어나 [노모어 피폭자소송]이라는 집단소송으로 2008년 이후 전국 7개지방법원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연명의견서’를 벽에 던져버렸습니다.”고 말하는 사람은 나가사키에서 피폭한 다카이 츠다에씨(高井 ツタエ, 78세 아이치현 거주)입니다. ‘연명의견서’라는 것은 정부쪽의 연구자, 의사 등이 작성해서, 전국의 [노모어 피폭자 소송]에 제출한 것(아래 참조). 피폭직후의 증상이나 피폭자의 행동, 직접피폭만이 아니라 입시피폭 등을 확대하여 인정을 요구한 원폭증인정집단소송의 일련의 판결을 비난 부정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말도 안되는 구실만을 모아놓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없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이름을 서명한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배운 것인가”라고 다카이 씨의 분노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피폭당시 9살이었던 다카이씨는 폭심지에서 5킬로 정도 떨어진 나가사키시 토마치(戶町)에 살고 있었습니다. “하얀 섬광이 에워싼다고 생각한 다음 순간, 폭풍으로 장롱이나 라디오가 춤추듯 날며 유리창을 부서버렸습니다.”라고 피폭순간을 회상했습니다. “우라카미 (浦上)쪽에 신형폭탄이 떨어진 것 같다. 조카를 찾으러 가자”고 아버지를 따라 폭심지로 향해 갔습니다.


“수일 전에 그쪽으로 이사한 친구들이 있어서, 안절부절 하지 못했습니다.”고 말하는 다카이씨. 헤매는 많은 사람들과 연기 속에서불타버린 사체나 피냄새, 도움을 바라는 소리 등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을 목도했습니다.


결국 친구들이나 친척을 만나지도 못하고, 소식도 모른 채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귀가 직후 부친은 두통과 구토가 있었고, 함께 갔던 언니는 반달정도를 누워 지냈습니다. 다카이씨 자신도 “얼마 안있어 설사가 계속 나왔습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나중에 “노곤해서 일을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아버지를 도와 15세부터 일을 하기 시작한 다카이씨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표현할 수 없는 편견, 차별이었습니다. 육아신청을 하면 “피폭자에게 육아 할 수 있는 아이는 없다”, 생선가공공장에서는 “음식물을 만드는 공장에서 피폭자는 고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파친코가게의 구슬 닦는 업무를 하는 중에도 “방사능이 옮는다.”고 말하는 등 심한 따돌림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17세에 장래를 약속한 남성과 만났지만, 상대 부모는 “피폭자와 결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실의에 빠져서 “피폭사실을 잊고 싶다. 두 번 다시 입에 올리고 싶지 않다.”고 결심하고 언니가 있던 나고야로 이주했습니다.“ 나는 피폭자가 아니다”라고 매일 자신에게 되뇌면서 가정부로서 필사적으로 일을 했습니다.

 

 
 

 

 

 

 

 

(노모어 피폭자소송 오사카지방법원에서도 전원승소, 3월20일 일본겐스이쿄 홈페이지)

▶ 원폭증인정제도는
[피폭자건강수첩]교부를 받은 피폭자가, 방사능이 원인으로 발병한 질병에 걸렸을 때, 후생노동성이 ‘원폭증’으로 인정. 인정받은 질병의 의료비는 전부 지원하며, 매월 13만엔 정도의 의료특별수당을 지급한다.

▶ 연명의견서는
정식명칭은 ‘원자폭탄에 의한 방사선피폭과 건강영향에 대한 의견서’.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이사장이나 일본방사선영향학회회장, 대학교수, 병원장 등 35명이 이름을 연명하여 날인한다. 원폭증인정집단소송에 제출하여 원고가 승소한 재판 사례를 대상으로, “자의적으로 선별된 일부의 연구결과만으로 편중된 결론을 내는 것은 회피해야만 한다”고 공격하고 있다.

 


하루라도 편한 날은 없었다.


▶23세에 결혼. 1남2녀를 뒀지만, 또다시 피폭자라는 점을 강렬하게 의식하는 일이 다카이 씨에게 발생했습니다.


“장녀가 생후 2개월이었을 때, 1주정도 자줏색 구토를 했습니다.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의사에게도 제가 피폭자라고 말하지 않고, [거짓말로 결혼한 벌을 받았다.]고 자신을 책망했습니다.”는 다카이씨. “피폭사실을 잊으려고 해도 절대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기분이 편한 날이 하루도 없었습니다.” 동일본대지진(2011년)의 쓰나미 영상을 볼 때, 피폭직후의 정경이 되살아나면서 깜짝 놀란 나머지, 가족에게 말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주위에 피폭자라는 점을 밝히기 시작했습니다.
다카이씨와 함께 폭심지에 들어갔던 언니는 60세에 폐암, 65세에 유방암 환자가 되었습니다. 다카이씨 자신도, 만성갑상선염(하시모토병)이나 백혈구감소증 등으로 진단받고, “저항력이 약해졌기 때문에 폐렴에 걸리기를 수십차례”라고 말했습니다.
2011년, 언니와 함께 원폭증 인정을 받으려고 신청했지만, 일본정부는 “원폭투하 직후에 시에 들어간 것을 증명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두명 모두 불승인. 다카이씨와 언니는 함께 [노모어 피폭자소송] 원고로 가담하여 항의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습니다.


피폭자의 실태가 먼저다.


민의련의 ‘원폭증인정에 관한 의사단 의견서’(2004년)등의 작성에 참여하고, 원고측 증인으로서 수차례 법원에 출석했던 의사 키키마하지메는(聞間元, 전 전일본민의련피폭문제위원회 위원장) 각지의 [노모어 피폭자소송]에서 정부가 제출하고 있는 연명의견서에 대해 “방사선에 의한 건강피해를 폭넓게 인정하면 원자력정책을 추진하는 장해물이 됩니다. 그러한 판결은 안된다고 판사에게 압력을 주는 것입니다.”고 의도를 지적했습니다


‘연명의견서’에서는 “원폭증 인정에 대한 지금까지의 소송사례에서는 방사선으로 인한 건강영향에 대해 국제적으로 널리 인정받은 과학적 견해로부터 크게 일탈한 판단도 나타난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의사 키키마하지메(聞間元)는 다음과 같이 반론하고 있습니다.
“국제 기준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히로시마 · 나가사키의 피폭자 데이터입니다. 고선량에서 저선량까지 이만큼 광범위하고 많은 사람의 피폭은 유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피폭자의 실태가 먼저 있었고 국제적인 인식이나 기준이 나중에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런데도 마치 국제적인 기준이 있고, 법원이 그 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판결을 하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논리가 뒤바뀐 것입니다.”


‘연명의견서’는 “설사, 탈모, 피하출혈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고 … 고선량의 피폭근거로 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잘못된 방법”으로까지 단언합니다. 이에 대해서도 의사 키키마하지메(聞間元)는 “당시의 미일합동조사 등에서 원거리 피폭자나 원폭투하 직후 시내에 들어간 사람에게도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선량의 고저를 정확하게 추정할 수 없는 이상, 피폭자 실태에서 출발한 ‘피폭으로 인한 급성증상’으로 인정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고 지적합니다.


‘연명의견서’에는 원폭투하 후의 잔류방사능의 영향을 부정하거나, “직접피폭에 의한 피폭선량에 대해서는 폭심지로부터 거리에 따라 급격하게 감소”한다는 과거의 의견을 제시하는 등, 명백히 사실에 어긋나는 기술도 있습니다.


“연명의견서는 출처나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을 전개하며, 연구과정에 있는 내용이나 과학적인 결론을 낼 수 없는 내용에 대해선 [국제기준이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단정합니다. 너무나 엉터리여서 과학적인 것으로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의사 키키마하지메(聞間元)는 전일본민의련 피폭문제위원회의 의사등과 함께 [반론의견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허사가 된 [확인서]


원폭증의 인정기준은, 2013년 말에도 개정하였습니다.(표참조) [원폭증인정집단소송의 결과를 반영한 기본방침 확인서](2009년 당시는 아소다로수상)를 마련했던 [원폭증인정제도 시행내용 검토회]의 논의내용을 반영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직접피폭자의 심근경색, 갑상선기능저하증 등의 비암(非癌)질환은 폭심지로부터 2킬로 이내, 백내장은 1.5킬로 이내 등 인정대상을 한정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시내에 들어가 피폭이 발생한 ‘입시피폭(入市被爆)’에 대한 심근경색, 갑상선기능저하 등의 인정조건은 “폭심지에서 1킬로미터 이내에 다음날까지 시내에 들어온 경우로 한정하였으며, 백내장은 제외하였습니다.


‘원폭증인정집단소송전국변호인단 연락회’의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변호사 미야하라테츠로우(宮原哲朗)는 “후생노동성은 작년 말에 개정한 인정기준에 적합한 사람을 원폭증으로 인정하는 한편, 그 이외의 사람들은 철저하게 무시하고 대립하려는 자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명의견서는 그런 자세를 뒷받침하기 위해 제출한 것입니다.”


원폭증 인정자 수를 억제하려는 후생노동성에 대하여 미야하라(宮原)변호사는 “지금까지의 소송에서 법원이 왜 원고측의 주장을 압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지 잘 생각해봐야 합니다.”라고 충고합니다.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해명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대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입수 가능한 기록 · 데이터를 손에 넣고 법원은 피폭자후원법(1995년 시행)의 취지에 맞게 피폭자를 구제하는 방향으로 사실을 거론하고 인정해 왔습니다. 원폭에 의한 피폭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미증유의 체험입니다. 생활하고 있던 지역이나 사회를 완전히 파괴하고, 가족 · 인간관계를 파괴하여, 이후의 생활은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큰 어려움을 강요받습니다. 피폭자라면 방사능으로 무언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어서, 그것을 충분히 보상하려는 것이 후원법의 취지입니다.”


미야하라(宮原)변호사는 인정기준을 폐지하고, 모든 피폭자를 대상으로 하는 보상제도(그림)가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원폭증인정심사기준

 

피폭조건

지정병명

1. 폭심지에서 약 3.5킬로이내에서 직접피폭

2. 원폭투하 후 약 100시간이내에 폭심지에서 약 2킬로이내에 시내로 진입

3. 원폭투하 후 약 100시간이후부터 2주간이내에 폭심지에서 약 2키롤이내의 지점에 약 1주간이상 체류.

· 악성종양(고형암 등), 백혈병, 악성림프종 등

· 부갑상선기능항진증

· 방사선백내장(노인성 백내장을 제외함)

· 방사선을 원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 심근경색

· 방사선을 원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 갑상선기능저하증

· 방사선을 원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 만성간염, 간경변.

 

 

 

개정(2013년 12월16일)후의 심사기준

 

피폭조건

지정병명

1. 피폭지점이 폭심지로부터 3.5킬로이내

2. 원폭투하로부터 약 100시간이내에 폭심지에서 약 2킬로이내에 시내에 진입

3. 원폭투하로부터 약 100시간경과후부터, 약2주간이내의 기간에, 폭심지로부터 약2킬로의 지점에 1주간정도이상 체류.

· 악성종양(고형암 등), 백혈병

· 부갑상선기능항진증

1. 피폭지점이 폭심지로부터 약 2.0킬로 이내

2. 원폭투하로부터 다음날까지 폭심지에서 약 1.0킬로 이내로 진입한 경우

· 심근경색

· 갑상선기능저하증

· 만성간염, 간경변

1. 피폭지점이 폭심지로부터 1.5킬로미터 이내

· 방사선백내장(노인성백내장을 제외함)

 

 

 

 

 

일본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의 제도개선안

 

구분3

(방사선치료, 항암제 등의

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 등)

구분2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 심한 부작용을

 수반하지 않는 복약치료의 경우 등)

 

 

구분1        

 

(경미한 경우)

 

 

피폭자수당(건강관리수당상당액)

피폭자건강수첩소지자

 

 

소송은 미래를 향한 가교


다카이 씨는 “피폭 3세인 내가 아이를 낳으면 안되겠지”하고 손녀가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답변할 말이 없었습니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말을 했습니다. 69년을 경과해도 치유되지 않는 심신과, 세대를 넘어 계속되고 있는 불안. 정부는 피폭자의 고통을 직시하고 개선하는 자세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노 모어 피폭자소송]은 방사선에 의한 피해의 잔학성을 호소하고, 핵무기폐지나 원전폐지 등 인류의 미래에도 관여하는 의미가 있는 활동입니다. ”라고 미야하라(宮原)변호사는 말합니다. 의사 키키마하지메(聞間元)는 ‘원폭증 인정에 대한 정부의 자세를 개선하는 것이 후쿠시마제1원전사고에 의한 피해를 보상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출처 ; 이츠데모겡키 2014년 12월호 10페이지~13페이지
번역 ; 박찬호

 

박찬호  bluepol62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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