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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공공의료 파괴공작과 성남시립병원

정형준l승인2015.03.05l수정2015.03.1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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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공공의료 파괴공작과 성남시립병원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지도 2년이 넘었다. 국민의 건강 측면에서 보면 그동안 '4대 중증질환 국가 책임 100%' 공약 파기를 비롯해 수많은 의료민영화 시도가 있었다. 더불어 2년 동안(2013~2014) 건강보험이 8조 6천억 원의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문턱은 높아졌다. 설상가상 최근엔 입원료 인상도 꾀하고 있다.

국민 건강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총체적 공격. 사실 이는 취임 다음날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다음 날인 2013년 2월 26일,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징후가 보였기 때문이다. 바로 경남도가 발표한 '진주의료원 폐원'이 그것이다.

공공의료기관을 폐원한다는 건 적정진료를 포기한다는 것이고 재난 대응에 대한 방기다. 지난해 전 세계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했을 때, 한국에는 고위험성 전염병 격리병동이 거의 없었고, 에볼라 지정 의료기관도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와 같은 국가 의료체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 부분이 '공공의료기관'의 부족이었다. 그런데 그나마 있던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기는커녕 폐원한다니... 이런 상황에서 고전염성 감염질환과 재난에 어떻게 대응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진주의료원 폐원 문제에 경남도만 관여돼 있다고 단정 짓기엔 뭔가 석연치 않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2월 4일 진주의료원 건물을 경상남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토록 승인했는데, 이는 폐원을 최종 확정해준 것과 다름없는 행위였다. 더군다나 당시 국회 청문회와 공식 입장을 통해 진주의료원 문제를 경남도 탓으로 돌린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사퇴요구에도 여전히 건재한 것을 보면, 석연치 않음이 더욱 증폭된다.

박근혜 정부 집권 2년, 공공의료기관은 어디에

아무튼 진주의료원 사태는 해방 이후 최초의 공공의료기관 폐원 사건일 뿐만 아니라, 국내 5%(2014년 기준 기관수)밖에 안 되는 공공의료기관을 늘리기는커녕 줄이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전면 의료민영화와 결을 같이 한다. 물론 지난해 12월 말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한 주민투표를 위한 서명운동이 시작되는 등의 움직임이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집에서 '공공의료'를 언급하며 ▲공공의료 체계 강화로 장애인 건강권 보장 ▲권역별 재활병원 확충, 재활중심 거점보건소 확충과 같은 세부과제를 나열했다. 그러나 집권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공공의료기관을 단 한 곳도 확충하지 않았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의료기관 경영평가'와 '공공의료기관 선진화' 등 공공의료를 말살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며 공공의료기관인 국립대병원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서라고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대병원은 '국제의료'와 '원격의료'의 첨병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SK텔레콤과의 합작자회사인 '헬스커넥트'는 개인의료정보 유출문제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공공의료의 현실이 날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기쁜 소식이 날아들었다. 바로 성남시립의료원이 개원한다는 소식이다. 성남시민과 시민단체, 이재명 성남시장의 노력으로 이제 막 건설을 시작한 성남시립의료원은 2년 뒤인 2017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성남시립의료원의 개설소식은 의료민영화 추진과 상업화된 의료가 만연한 한국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그리고 성남시립의료원의 성공여부는 대전시립병원과 제2인천의료원 설립 등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성남시립의료원은 구 성남시청 자리에 들어서 위치와 접근성이 좋다. 또 규모도 600병상급의 준종합병원으로 지역거점병원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병원건립과 추진과정에 시민들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 다수가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가 힘을 합치면 훌륭한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기대주' 성남시립의료원이 갖고 있는 오점 하나

그러나 '칭찬'만 하기엔 성남시립의료원이 갖고 있는 '오점' 하나가 작지 않다. 다름 아닌 병원의 위탁경영을 시조례에 명문화 해 둔 것이다. 성남시립의료원 위탁조례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했던 2011년 7월 성남시의회를 통과했는데,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었던 신상진 전 의원은 한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대학병원이 위탁운영하는 성남시립병원 건립을 주장해 왔다"면서 "시립병원이 대학병원에 위탁운영되면 저렴한 비용에 고급의료서비스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공공병원을 민간병원에 위탁했을 때 발생하는 문제는 엄청나다. 2011년께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을 위탁 관리해 온 A민간병원은 유효기간이 지난 의약품이나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쓰고 병원 노동자 임금을 체불하고 노조원을 부당 해고하는 등의 문제를 일으켰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이후 청주시노인전문병원의 위탁경영을 맡은 B병원 또한 노동자 탄압 등의 물의를 일으켜 노동자들이 파업에 나서는 등 잡음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조선대학교에 위탁해 운영해 온 호남권역재활병원 또한 적자보전을 둘러싼 논쟁으로 병원 운영이 엉망이다. 2013년 1월, 10년 동안 위탁 운영을 맡기로 한 조선대학교측이 당초 투자금의 일부를 내놓지 않으면서, 결국 156병상 중 70여병상만 가동한 채로 개원했다. 물론지난 1월 광주시가 일부 적자를 보전해주기로 한 후 병원측이 정비를 해 하반기부터 정상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좀 지켜봐야할 것 같다.

1998년 고려대학교에 위탁한 경기 이천의료원은 위탁 후 진료비가 올라 주민들의 외면을 받으면서 적자폭이 더 커졌고 결국 2003년 다시 직영의료원으로 전환됐다. 같은 해 원광대병원에 위탁된 군산의료원도 15년만인 지난해 말 직영으로 전환됐다. 서울시보라매병원은 서울대병원이 위탁하고 있지만, 의료비가 비싸고 비급여가 많아 사실상 공공병원이란 인식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시예산은 수십 억 원이 지원된다.

위탁경영을 하게 되면 공공의료기관의 본분인 적정진료와 재난대비, 지역보건사업 등은 하지 않으면서 수익성만 찾게 돼 일부 병원처럼 주민들의 외면을 받거나 대학병원이 의료 인력을 순환시키는 병원으로 전락하기 일쑤다. 그동안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만 보여줬던 위탁경영을 왜 성남시립의료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사항으로 지정해놓은 것일까?

보라매병원 무료진료환자 비율, 서울시내서 가장 낮아

물론 '대학병원에 위탁하면 더 질 좋은 의료를 제공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의료 질은 고가장비나 고비용에서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의료인의 고용안정성에 기반을 둔 경우가 크다. 더구나 순환근무는 '몸풀기' 혹은 '자리 지키기' 행태를 만연하게 만든다. 이런 점에서 고용안정성을 해치는 위탁경영은 의료의 질을 저하시키는  요소다.

실제로 민간위탁을 한 공공의료기관의 공공성이 약화되는 것은 분명한데, 경영상 호전되었다는 증거는 찾기 쉽지 않다. 공공병원이 지역에 기여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대표적 지수로 꼽히는 게 '무료진료환자 비율(급여환자비율)'인데,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보라매병원은 서울시에서 가장 낮다. 2011년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서북병원, 동부병원은 모두 40%가 넘고, 서울의료원도 30% 수준인데 반해, 보라매병원은 13%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밝혔듯, 서울시는 보라매병원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년 수십 억 원을 지원한다.

끝으로, 위탁을 하게 되면 지역주민과 시민사회의 참여가 어려워진다. 위탁기관의 이해관계가 우선 반영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남시립의료원이 박근혜 정부의 '공공의료 파괴공작'을 훌륭히 막아내고, 공공의료 확대의 모범이 되려면 의료원의 민간 위탁운영은 철회되어야 한다. 성남시민들과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건립되는 시립의료원이 운영 면에서도 온전히 시민들을 위한 의료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끝>

<이 글은 2015년 3월 4일 오마이뉴스에 개제된 글입니다.>

정형준  akai07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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