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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지역을 떠나는 이유

-의료취약지 해소를 위한 의료인력정책이 되려면- 건강미디어l승인2024.03.05l수정2024.05.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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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의료서비스가 더 필요한 곳에 의사와 의료기관이 더 적게 분포한다.”

– 역의료 법칙(inverse care law) –

역의료 법칙은 1971년 영국의 의사 줄리안 튜더 하트가 지역 간 의료불평등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이론이다(☞관련 자료: 바로가기). 당시 영국의 북서 해안과 북동부 지역은 많은 의료 필요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지역보다 의사 수가 적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역 간 의료서비스 접근성의 불평등을 만들어 지역 간 건강격차로 이어졌다. 왜 의료서비스가 더 필요한 곳에 의사와 의료기관이 더 많이 분포하지 않고 더 적게 분포하게 되었을까? 어떻게 해야 전국 어디에서나 필요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 최근 한국 정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2025년부터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여 2035년까지 최대 10,000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고 발표했다. 의사가 부족하니 의사 수를 늘리면 될 것 같은데, 정말 의사 수를 늘리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의료취약지에 의사를 구하기 어려운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를 가진 영국에서도 응급실에서의 장시간 대기 문제, 낙후된 지역의 의사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현상을 보다 잘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고 오늘 소개할 논문은 그 중 의료취약지 의사인력 부족문제를 “의사의 수”가 아니라 “의사의 이동(경로)”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한 결과이다(☞논문 바로가기: 의사의 이동성에 대한 예상과 그것이 건강 결과에 미치는 영향). 이 연구를 통해 현재 논란 중인 의사인력정책에서 빠져있는 것은 무엇이고, 추가로 고려해야 할 문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의사는 보건의료영역에서 의료서비스 제공 여부와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행위자이다. 의사는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는 이동성이 높은 직군으로 여겨지지만, 어디에서 일할지에 관한 결정은 개인적 선호를 넘어 구조의 영향을 받는다. 즉, 현재 한국이 직면한 의료취약지 의사부족 문제는 기존에 만들어진 의학교육과 수련과정이 누적되어 의도치 않게 만들어 낸 결과인 셈이다. 의사인력에서 큰 지역 이동이 일어나는 시점은 주로 의과대학 진학 시, 인턴 수련병원 선택 시, 전공과목 선택 시, 전문의 취득 후로 구분할 수 있다. 이동 시점별로 공간의 변화를 살펴보면, 의과대학 진학 시 많은 학생은 거주지가 아닌 지역으로 이동한다. 의과대학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는 해당 의과대학이 가진 ① 사회적 명성과 ② 교육의 질, 그리고 ③ 수련병원의 지리적 위치와 규모가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의과대학 진학이 이루어지는데, 위 조건들을 두루 갖춘 의과대학은 대부분 수도권에 있다.

* 이 글은 프레시안과 공동 게재됩니다.

* 시민건강연구소는 모두가 건강한 사회를 지향하는 비영리 독립 연구기관으로서, 건강과 보건의료 분야의 싱크탱크이자 진보적 연구자와 활동가를 배출하는 학술운동 시민단체입니다. (http://healt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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