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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연구통]코로나19가 조기검진에 남긴 흔적

건강미디어l승인2023.11.18l수정2023.11.1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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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혜 (시민건강연구소 회원)

“지진이 아니라 건물이 사람을 죽인다.”

 

팬데믹 시대를 지나면서 인상적으로 읽었던 존 머터의 <재난 불평등> 속 한 구절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종, 성별, 학력, 소득을 구분해서 접근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에 불평등하게 만들어진 사회구조에 따라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감염될 위험과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접근할 가능성이 달랐다.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에게 코로나19라는 재난은 이미 지나간 듯 보이지만, 우리 사회 곳곳에 여전히 코로나19가 지나간 흔적이 남아있다. 이 흔적들을 당연한 듯 지나치지 않고 면밀하게 살펴보는 일은 다음 재난 상황에서 불평등한 구조를 따라 만들어질 고통을 줄이고 예방하는 데 중요한 근거로 사용될 것이다. 많은 의료인력과 자원이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에 투입되면서 예방과 관련된 의료서비스 제공이 미뤄졌는데, 특히 오늘은 코로나19 시기에 만들어진 불평등한 흔적 중 하나로 조기검진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조기검진은 불건강 상태를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중재를 통해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는 중요한 이차 예방 방법이다. 암과 심장대사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당뇨)은 조기검진을 통해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한 대표적인 질환으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학력이 높을수록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필요한 자원과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좋았다. 또 안락한 주거환경에 살면서 양질의 식사를 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서로 격려하고 배울 수 있는 좋은 사회적 관계망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불안정한 주거환경과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생활 습관을 지닐 가능성이 컸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을 가능성이 작았다. 오늘 소개할 논문에서는 미국 국민건강면접조사(☞관련자료: 바로가기)를 활용하여 인종과 학력 수준에 따른 코로나19 시기의 암과 심장대사질환 조기검진 현황의 차이를 분석했다.(☞논문 바로가기: 예방 건강 검진의 불평등에 대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 미국 인구 건강에 대한 추세 및 영향).

이 연구에서는 조기검진의 대상 연령에 해당하는 40세부터 75세 인구 중에서 미국 국민을 대표할 수 있도록 표본 설계를 통해 선정된 응답자 32,685명에게 “최근 1년 이내 심장대사질환(고혈압, 고지혈증, 그리고 당뇨) 및 암검진을 받은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미국은 기존에 인종과 학력 수준에 따른 조기검진의 불평등이 존재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전 시기인 2019년과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에 조기검진을 받은 비율의 차이가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 비교했다. 인종은 백인, 히스패닉, 흑인, 동양인, 이 네 가지 범주로 분류했고, 학력 수준은 고등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졸업 및 검정고시, 전문대학교 졸업, 4년제 대학교 졸업 이상으로 구분했다. 암 검진 질문의 경우 여성 응답자에게는 유방암, 자궁경부암, 그리고 대장암 검진을 질문했고, 남성 응답자에게는 대장암과 전립선암 검진에 관해 물었다.

 

* 이 글은 프레시안과 공동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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