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의료를 하기 전, 아직 학생인 내가 어떤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제일 걱정했다. 하지만, 학생으로서 보는 방문의료와 내가 진짜 의료인이 되었을 때의 시선이 어떻게 다를지 궁금했기 때문에 이번 방문의료에 동행하게 되었다. 가정의학과 의사 선생님, 호스피스 간호사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방문하기 전 회의하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한 분, 한 분께 연락드리며 곧 찾아뵙겠다는 통화와 함께 3차례 방문의료를 시작하였다.

처음 방문한 곳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속하시는 분이었다. 하반신을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셔서 현관문을 열어주시는 것도 조금 기다려야 했다. 그렇게 간호사 선생님은 그 어머님의 상태를 확인하시고 의사 선생님 또한 대화를 통해 지난 한 달 동안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분은 재활을 하는데 있어 자신의 의지가 중요했는데, 혼자 하기엔 어렵고 아파서 의지가 많이 부족해 보였다. 그러나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이 할 수 있다며 움직이게 만들었고 하나하나 운동도 알려주며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단순히 운동뿐만 아니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상의하며 침대를 둬서 입식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안하거나 거실에서 항상 누워서 생활하던 것을 바꾸기 위해 거실에는 쇼파나 의자로 바꿔 더 많이 걸을 수 있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을 도와주었다. 물론 충분히 혼자서도 할 수 있었겠지만 이렇게 나서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더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도 모르게 다음에는 어쩌면 누구의 도움없이 혼자 걸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이렇게 의료의 사각지대에서 아파하고 도움이 필요하는 사람들에게 더 손을 뻗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음은 우울증과 심근경색, 심장이 안 좋은 어르신을 만나 뵈었는데, 심장약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안 먹고 아파서 죽으면 죽어야지 뭐..' 이런 마음으로 열심히 챙겨드시진 않는다고 하신 걸 알았을 때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지 아직은 쉽게 납득할 수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은 일상적인 대화를 통해 어르신의 상태를 알아내고, 그에 따른 해결책도 주셨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대화를 들어주면서도 어르신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것들을 소개해주는 것이었다. 어르신도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을 때면 한없이 행복해 하며 이야기하는 게 나 또한 행복해졌다. 

마지막분은 석션이 필요한 어르신이었는데 대화를 통해 상태를 얻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매일매일 활력징후로 상태를 파악해야 했는데 이럴 때는 내가 어떤 간호를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나의 말만 들을 수 있는 환자에게 어떤 말을 해야 더 나은 환경이 만들어질지 앞으로 고민을 해보고 싶다. 다행히도 그 어르신을 너무 아껴주시는 어르신의 남편분,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 간병인분까지 힘들어도 그 분들이 서로 있기에 의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분은 욕창이 심하셨는데 차차 나아진 모습을 보니 이렇게 나아질 수 있구나 알게 되었고 주변에 힘쓰는 분들과 함께 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마지막으로 3가구로 이동하는 동안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 선생님의 환자에 대한 걱정, 관심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단순히 집에서 해결방법만 주고 오는 것이 아닌 직접 나서서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OO을 하면 좋겠다' 등 이런 대화 속에서 나는 환자분들, 의사 선생님, 간호사 선생님들께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이런 관심이 없었다면 사각지대에 몰린 사람들 중 어려운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사-간호사, 의료진-환자, 의료진-보호자 등 서로가 큰 노력을 하고 있었기에 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방문의료는 단순 신체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마음의 치료도 돕는다. 의료진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지며 방문의료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는 것임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수빈 가톨릭대 성의교정 간호학과/2023(예비)보건의료인 <방문의료 동행>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