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문의료 시작한 후 혼자 걷기도 하고 한층 밝아진 분

우리는 단지 방문의료 몇 번 했을 뿐인데 사람이 바뀌고, 집안 분위기가 바뀐다. 처음 갔을 때 그렇게도 무심하고, 우울하고, 지저분했던 분이 몇 달 지난 후 밝아지고 제법 깔끔해진다.

끈적거리는 바닥을 걸어야 환자를 만날 수 있는 집, 여기 저기 물이 새고 곰팡이가 핀 집이었는데 지자체 지원을 받기도 하고, 무심했던 형제가 나서기도 해서 비 새는 창호를 고쳐 주고, 전등도 바꾸고, 벽지도 새로 바꿨다. 혼자서는 화장실 문턱도 못 넘고 주저앉았던 분이 혼자 화장실을 다닌다.

우리는 단지 방문의료 몇 번 했을 뿐인데. 우리 사회복지사 선생님이 워낙 뛰어난 분이지만 그 분의 자원 동원 능력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변화다. 왜 이런 큰 변화가 일어날까? 아마도 방문의료 자체는 큰 사건은 아니더라도 마치 나비효과처럼 선한 영향력이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는 경로를 통해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닐까? 외로운 섬처럼 살던 환자와 가족, 혹은 돌봄 종사자와 환경에 파동을 일으켜서 의료와 복지의 시너지가 나도록 한 것은 아닐까? 결국 우리들의 삶도 이런 사람들의 주고받음으로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닐까?

김철환 시흥희망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희망의원 제2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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