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 목적으로 붙인 의약품의 접착성에 피부가 짓물렀다

방문의료는 그냥 방문하는 의료라고 생각했고, 방학동안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도착해서 보니 달랐다. 방문이 어렵기 때문에 필요한 것이 방문의료였고, 특히나 간호사, 의사, 사회복지사들이 각자의 지식을 모아 제시하며 환자를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에 놀랐다. 회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던 것에 틀을 깨주는 정말 환자에게 도움이 될 법한 이야기였다. 그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이런 방문의료에서 약사가 맡을 일이 있을까요?" 하는 질문에 얻은 답변이었다. 방문의료하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거동이 불편하시거나 혼자 이동이 어려우신 분들이기 때문에 약사와 함께 활동하게 된다면 처방받은 약을 바로 약국에 가지 않고 구매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될 거라는 답변이었다. 약사의 사회적 쓰임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실질적인 의료적 도움은 간호사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의 틀을 깨는 경험이었다. 

약과 관련된 상황들을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방문의료 당시 필요해서 요양보호사께서 보호자께 부탁드린 일반의약품이 약국에서 소통과정에 잘못 전달되어 잘못 구매하는 경우도 있었고, 노인분들의 피부가 약해 조금만 강한 접착성의 의약품에 살이 짓무르는 경우도 있었다. 그 중 가장 문제는 오래된 의약품이었다. 소분되어 있기만 한 약품은 약만 봐서는 무슨 약인지 잘 모르기도 했고, 대부분 1년이 지난 약이 그대로 먹지 않고 남아서 쌓여 있거나 심지어 그걸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 다시 먹는다는 분도 계셨다. 의료 봉사라는 것이 의사와 간호사에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약사로서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신유정 숙명여자대학교 약학부/2023 (예비)보건의료인 <방문의료 동행>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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