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계세요?' 불도 꺼져 있고, 인기척이 없다. 날도 더운데 혹여나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마음이 다급해져 급하게 두드려 본다.

몇 번을 두드리고 나서야 쉰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여?'

어두컴컴한 고시원 한 켠,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은 2평 남짓한 곳에서 10년째 살고 계시는 할아버지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오전에 전화드린 사회복지사예요. 물리치료사님과 함께 왔습니다”

“자~어르신, 잠시만 일어나볼까요?”

체격도 크신 분이 이렇게 작은 고시원에서 어떻게 10년이나 어떻게 사셨을까 싶다.

다리를 쭉 뻗을 수가 없어 모로 누워 있거나 벽에 기대는 시간이 많다고 한다.

에어컨도 없는 이 좁은 곳에서 우리는 숨이 턱턱 막혔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잘 씻거나 이불 세탁도 힘든 노릇이었다. 낡고 오래된 고시원이라 화장실에 가려면 한 층을 내려가야 해서 소변기에 담아서 한 번에 버리신단다. 그래서인지 그닥 상큼한 냄새가 나진 않았다.

겨울이 오기 전에 어르신이 두 다리 쭉 뻗고 편히 누울 수 있는 집이 생겼으면 좋겠다.

세상에 그 많고 많은 집들 중에 할아버지 집은 어디일까?

문득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김경애 안산의료사협 재택의료센터 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