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을 그려요’ 프로그램 종강 기념사진

장애인은 자기결정에 기반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사회에 거주하며 보건-의료-복지의 통합된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시설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과연 장애인이 살아갈 수 있을까?"라는 일각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다. 지역에서 자립하여 살아가는 장애인을 돕기 위해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와 같은 기관이 존재한다. 나는 올해 1월부터 대한성공회유지재단 서대문장애인지원주택의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소속으로서 이곳에 거주하는 장애인 당사자의 자립을 돕고 있다. 

장애인지원주택과 논의하에 4월부터 5월까지, 총 6회기 동안 입주 장애인분들과 ‘건강을 그려요’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다. 당사자분들이 생각하는 ‘건강’ 에 포커스를 두고, 과거 시설에서의 생활은 어떠했는지, 향후 나의 꿈은 무엇인지 서로 그림을 통해 이야기하는 시간이다. 나는 그림에 문외한이라 직접 진행하진 않았고, 전문가이신 그림책미술관 시민모임의 한명희 대표님을 모시고 즐겁고 재밌게 6회차 마무리 했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좋은 피드백을 받았다. 한 분은 그림에 재능이 생겨 장애인 예술인을 꿈꾸게 되었다. 다른 참여자분들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던, 그리고 건강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된 힐링 프로그램이었다고 소감을 말씀해 주었다. 건강은 단순히 질병상태와 신체 기능을 뜻하지 않는다. WHO에서는 건강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안녕한 상태’로 정의내리고 있으며, ICF(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Functioning, Disability, and Health) 에서도 신체기능, 활동과 참여, 환경요인과 개인요인 등 여러 요소들이 서로 상호작용하여 ‘건강’에 이를 수 있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건강을 그려요’ 자조모임은 건강의 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했다. 간혹 제공자 입장에서 교육이나 프로그램 등을 ‘했다’는 행위에만 중점을 두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당사자 중심으로 접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을 그려요’ 자조모임은 누군가 건강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건강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계기가 되는 활동이었다. 

이준수 서울특별시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작업치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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