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기가 살고 있는 그룹홈의 모습과 다른 청년들과 함께 식사 준비를 하는 모습, 치과 진료를 받는 모습이다.

▲ 그룹홈 생활교사 선생님과 나눈 카톡 내용이다. 승기가 그룹홈에서 방문치과진료와 스케일링 받는 내용을 의논하고 있다.

아들 승기는 자폐성장애 성인이다. 승기는 4년 전부터 그룹홈 생활을 하고 주말에 집에 온다. 코로나 시기는 독박 돌봄의 맹점을 보여준 무서운 시기였다. 일과를 유지하는 일 이외에 코로나 백신 예방접종과 정기검진, 일상에서 위생과 안전을 돌보는 일들이 모두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룹홈과 낮활동의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 선생님들의 헌신이 없었다면 아마 나도 다른 발달장애가족처럼 일을 접고 자녀와 함께 고립되어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나는 종종 상담실에 오기도 어려운 발달장애 가족의 집으로 방문상담을 가곤 한다. 연로한 부모와 초로의 발달장애인이 함께 사는 가정을 방문하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서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된다. 부모들은 현재의 닥친 일들보다 자녀를 두고 하늘의 부름을 받는 날, 자녀가 부모 없는 변화된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 지역사회 의료모델에서 중년의 발달장애인과 노년의 부모가 함께 사는 가족에 대한 지원을 궁리해주시면 좋겠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잘 알려진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어쩌면, 온 마을은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만나는 일로 ‘서로 이웃’이 가능할지도 모를 일이다. 가장 약한 자를 향한 배려. 그것이 서로 이웃을 꿈꾸는 이들의 숭고한 마음일 것이라고 믿는다. 

이경아 도닥임아동발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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