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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돌봄은 용기를 주고 안심하게 돕는 것

『돌보는의료 사진이야기』, 방문의료연구회 건강미디어l승인2023.07.12l수정2023.07.1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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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 피해 가족(아이들 모습)

나는 간호사다. 그러나, 병원에서 근무를 하지 못하는 '장롱면허' 간호사다. 억울하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일을 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못된다. 연년생인 두 아이를 낳아 키우며, 신생아때부터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던 우리 가족은 4인 가족이 모두 피해를 입었고, 큰 아이가 태어난 2009년부터 우리 가족은 심각하게 아프고 병약한 것이 일상이었다. 삶이 고통과 슬픔뿐이라서 질병이 형벌 같았다. 그렇다 보니, 결혼이 잘못이었다는 생각에 이르러 자살충동까지도 느꼈었다. 저 사진을 찍던 날도 아파서 아이들과 병원에 갔는데, 그날은 좀 아픈 검사를 해야 했었던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동생이 울먹이며 겁을 내자, 오빠인 내 아들이 동생을 안아주었다. ”괜챦아. 오빠가 많이 해봤어”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내 아들은 아프지 않다는 거짓말도 하지 않았고, 피할 수 있다는 헛된 희망도 주지 않았다. 다만, 오빠도 했으니, 너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었고, 괜찮다고 안심하게 해주었다. 지금은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었지만, 나는 이 사진을 내 PC 바탕화면에 깔아놓고 늘 마주하며 용기를 얻고, 위안을 받는다.

이렇게 '돌보는의료 사진 이야기'에 사진과 내 이야기를 올리게 된 계기도 더 아픈 내 아들이 아픈 동생을 돌보듯, 삶과 생활과 인간애가 잘 어우러져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이 간호사가 해야 할 본연의 간호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현재 수강중인 한국커뮤니티케어보건의료협의회 교육과정을 통해 강원의료사협 밝음의원의 재택의료시범사업 관리를 받고 계시는 지역사회 환자분들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리고, 많이 놀랐다.

나는 매우 아픈 환자는 병원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매우 아픈 환자, 더 많은 수의 아픈 환자는 집에 계신다. 그런데도, 병원엔 늘 병상이 없다. 의료진은 아픈 사람을 돌보아야 맞지 않은가? 그런데, 이제껏 내가 간호한 것이 환자인가? 병원인가? 내가 돌보아야 할 사람을 돌보는 간호사 본연의 간호를 하며 살면, 그것이 결국 나와 내가 사는 세상이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

채경선 유휴간호사/8.31 사회적가치연대 사회적협동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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