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따님이 보내온 문자 메시지

내일 방문예약이 잡혀있는 90세  여성 어르신의 따님이 보내온 메시지이다. 마음이 덜컹하면서 그동안 어르신을 만나 진료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청각장애인 등록이 되어있고 심장병,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요실금  등 다질환상병을 가지고 계셔서 복용약만해도 15가지였다.
따님은 보건관련 공무원이라 다약제복용의 문제를 이해하고 있었지만, 다니던 대학병원에서 받던 처방을 조절하기를 어려워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약에 대해 상의를 많이 했었다.
다양한 증상에 대해 대증적 약처방을 하다보니 가지수가 많아질수밖에 없어 한달에 한번 약처방나갈 때는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었다.
한달전 폐렴으로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시고 방문 일정이 예약되었던 분이었다. 지금은 보호자분들이 장례치르시느라 정신이 없을실 테니 나중에 여건이 되면 연락주시겠지 하면서 기다려본다.
그동안 잘 돌봐드린건지 모르겠지만, 늘 환자분들은 의료인들에게는 선생님 같은 존재이다. 그분의 하늘나라 안식을 기원해본다.

고경심 서울36의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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