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부부가 사시는 댁으로 방문을 나가면 사모님은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내어 놓으신다. 하루는 배추전, 어떤 날은 메밀 전병, 이번에는 쑥개떡과 찐감자에 먹음직한 자두가 보태졌다.

그러면서 심드렁하게 말씀하신다. 
“바쁜 양반들이 병원 비워놓고 뭐하러 또 오셨슈~?” 
그러면 남편분이 옆에서  웃으며 “저사람, 아침부터 떡찐다고 난리났슈~”

남편분은 심한 당뇨가 있고, 사모님은 알러지 때문에 오랫동안 고생을 하고 있다. 
두분이 코로나 19에 확진되었을 때 우리 방문팀이 톡톡히 역할을 했었더랬다. 

두분 건강 상태를 살피고 나오면서 사모님께 농담조로 여쭤본다.

“저희 또 올까요, 말까요? ” 
“아이구~ 오고 싶으면 오면 되지 뭘 물어봐유~ 이거 갖고 가서 나눠드셔유~”
손사레를 쳐봐도 두분 댁을 나서는 두 손은 여지 없이 무거워진다. 

박지영 민들레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가정의학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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