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3.9.26 화 11:15

미국 민권의료위원회의 활동

백재중l승인2023.01.14l수정2023.06.21 17:4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1963년 8월 28일, 워싱턴에 20만 명이 넘는 군중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며 대행진(March on Washington for Jobs and Freedom)을 벌인다. 킹 목사는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유명한 연설을 남겼고, 가수 조안 바에즈는 군중과 함께 ‘우리 승리하리라(We shall overcome)’를 열창하였다. 

군중 속에는 일단의 의료인이 함께 했다. 같은 해 창립한 민권의료위원회(Medical Committee for Civil Rights, MCCR)는 조직적으로 대행진에 같이 했다. 200명이 넘는 회원이 동참했다. 

▲ Members of the Medical Committee for Civil Rights at the 1963 March on Washington

MCCR은 1963년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 총회가 열리기 2주 전에 결성되었다. MCCR 회원들은 1963년 6월 뉴저지 주 아틀랜틱 시(Atlantic City)에서 개최된 AMA 연차 총회가 열리는 호텔 앞에서 흑인 의사들의 입회를 거부해온 기존의 관행을 비난하는 시위를 하였다. 3시간 정도 이어진 이 시위는 20여 명 의사들이 6개의 팻말을 들고 참여한 소규모 시위였다. AMA는 공식적으로 MCCR의 시위에 대하여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켰던 의학 분야의 성과물들을 모호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비난하였다. 전문직은 인종이나 신념이 아닌 ‘성과’로만 인정되어야 한다고 AMA는 주장하였다. 

MCCR의 시위는 뉴욕타임즈에 기사화되어 세간의 관심을 받기는 했지만, MCCR이 부각된 것은 ‘힐-버튼법안’ 갱신과 관련해서이다. 1963년 ‘힐-버튼법안’의 갱신 기간에 맞추어서 흑-백 인종 간 분리 조항에 대해 비난이 일었다. 이때 MCCR을 대표하여 리어(Walter Lear) 박사는 미 연방 하원에서 차별조항 철폐를 주장하는 발언을 하였다. 또한 리어 박사는 연방 지원 대상 병원뿐만 아니라 ‘비영리 병원, 민간 병원, 양로원, 진료소, 그리고 정부 주도로 공공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타 의료시설’을 정부가 재정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것은 차별적 분리를 철폐하는 것을 뛰어넘어 공공의료의 확대를 주장하는 것이었다. 이 확대 적용 조항은 최종 법안에 추가되었고, 이로 인해 MCCR은 전국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다. 

1963년 10월 MCCR은 10개의 남부 도시에 위치한 병원들에 흑백 분리 현황을 조사하는 설문지를 돌리고, 회원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결국 그해 말 MCCR은 예산 부족을 경험하였고,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한 리어 박사 역시 자신의 개인 자금만 가지고 단체를 이끌어갈 동기마저 상실하였다. 그러나 다음 해 ‘프리덤 서머Freedom Summer’가 시작되면서 조용한 불씨로 남아 있던 MCCR은 인권의료위원회(Medical Committee for Human Rights, MCHR)로 이름을 변경하고 더 큰 불꽃으로 타오르는 계기를 맞이하였다. MCCR이 보건의료 부문에서의 인종 간 차별적 분리 철폐를 주장하긴 했지만, MCCR의 결성과 활동 영역은 북동부와 중서부의 대도시에서만 국한되어 있었다. 그러나 ‘프리덤 서머’ 참여를 통하여 이들은 남부의 열악한 보건의료 실체를 눈으로 확인하고, 그 활동 목표를 남부와 미국 전역으로 확대하여 전국적인 보건의료 개혁을 꾀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참고문헌

공혜정, “의료서비스는 인권이다1”, 서양사론 제143호, 2019

백재중  jjbaik99@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백재중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미디어소개기사제보후원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중랑구 사가정로49길 53  |  대표전화 : 010-4749-4511  |  팩스 : 02-6974-1026
사업자등록번호 : 제206-82-13114호  |  이메일 : mediahealth2015@gmail.com  |  발행인 겸 편집인 : 백재중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재중
Copyright © 2023 건강미디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