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19.4.19 금 12:42

“안녕하세요. 마음주치의 장창현입니다!"

진료실에서 띄우는 편지 (1) 건강미디어l승인2019.04.03l수정2019.04.10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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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의료사협 소식지에 쓴 글을 필자의 허락을 얻어 올립니다. 

느티나무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장창현

안녕하세요. 저는 3월부터 느티나무의원에서 새로 일하게 된 느티나무의 마음주치의,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장창현이라고 합니다. 구리시 지역사회 구성원들의 협동을 통해 건강한 삶과 인간적인 의료를 추구하는, ‘힙한’ 공동체 느티나무의원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입니다. 미약하나마 제가 드릴 수 있는 도움을 충분히 드리고 싶습니다. 마음 건강 관리가 필요하신 분들께서 기존에 느티나무에서 진료를 받으시듯이 부담 없이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제 진료시간은 월요일 오후(오후 2~6시), 금요일 오전(오전 9시 30분~오후 1시)입니다. 기왕에 진료하는 거 일주일 내내 하면 더 좋을 텐데 왜 일주일에 두 번 밖에 오지 않냐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조금 독특하게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매주 세 군데의 병·의원을 순회하며 진료를 하고 있지요. 화·목요일은 서울 은평구의 살림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원에서, 수요일은 구리시 원진녹색병원에서 진료를 합니다. 세 의료기관의 공통점은 인간적인 의료, 적정진료를 추구한다는 데 있습니다.

저를 ‘정신건강의학과 순회진료 의사’라고 생각하시면 쉽겠습니다. 순회진료 모델은 쿠바 의료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주치의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고 비용효율이 우수하면서도 사람이 중심에 있는 의료가 특징입니다. 쿠바에는 대략 인구 600명당 가족주치의 한 명과 간호사 한 명이 일하는 하나의 진료소(consultorio)가 있습니다.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전문과목인 정신과, 산부인과, 소아과의 전문의들은 기본의료팀(Basic provider team)을 이루어 여러 진료소를 순회하면서 진료를 합니다. 필요에 의해 전문과목 진료가 이루어지기에 과잉진료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 제도에 영감을 받아 저는 뜻을 같이하는 병·의원과 협의하여, 최초의 대한민국형 정신과 베이직 프로바이더가 되었습니다. 

문턱을 낮추고 싶었습니다. 2016년에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한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의하면 대한민국 국민 4명 중 한 명은 평생 한 번 이상의 정신질환을 경험합니다(정신질환 평생유병률 25.4%). 한· 두 가족 중의 한 명은 살다 보면 정신의학의 도움이 필요한 때가 온다는 말이지요. 하지만 도움이 필요한 분들 5명 중의 한 명도 채 정신과 의사를 방문하지 않습니다(정신질환서비스 평생이용률 16.6%). 진학·취업시의 불이익, 보험가입의 어려움, 약물 의존에 대한 염려 등으로 적지 않은 분들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주저하십니다. 하지만 이러한 염려는 실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믿을 수 있는 주치의 선생님 옆에서 보조하며, 정신의학을 편히 이용하실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의 두 축은 상담을 토대로 하는 ‘정신치료’와 적절한 약을 이용하는 ‘약물치료’입니다. 정신치료는 쉽게 생각하시면 ‘솔직하게 내 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자체가 마음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됩니다. 원하시면 약을 이용하지 않고 ‘정신치료’ 만으로 치료를 진행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90년대 이후에 개발된 정신과 약물은 치료 효과가 좋으면서도 부작용이 현저하게 적습니다. ‘정신치료’의 효과를 극대화 하고, 일상에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에 저는 약도 이용하시길 권합니다. 

약물치료를 설명할 때 저는 두 가지를 꼭 말씀드립니다. 하나는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카스도 부작용이 있습니다. 하여 자주 생기는 부작용과 몸을 힘들게 할 수 있는 부작용은 반드시 말씀을 드립니다. 다행히 약을 복용하다 보면 없어지는 부작용이 대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약 사용에 대해 환자분과 함께 상의하여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약 사용의 주체는 저를 찾아오시는 분들이십니다. 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들과 약으로 불편할 수 있는 점들을 함께 알려드리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자 합니다. 이는 저만의 치료 철학이 아닙니다. 21세기부터 점차로 대두되는 함께하는치료결정모델(Shared decision making model)을 기반에 둔 것입니다. 

저는 ‘정신질환’, ‘정신과 환자’, ‘정신과 치료’라는 말이 불편합니다. 대신 ‘마음의 병’, ‘마음이 아픈 분’, ‘마음이 힘든 분’, ‘마음이 조금 불편한 분’, ‘정신건강의학과 이용하기’, ‘마음주치의 이용하기’와 같은 말들이 좋습니다. 작은 문턱도 마음이 힘든 당사자 분들에겐 높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글을 읽고 어떤 느낌을 가지실지 궁금합니다. 느티나무의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작은 그늘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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