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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보건과 젠더 - 4 국제개발에서 여성과 건강

기획 [의료, 젠더를 말하다] 10 건강미디어l승인2019.02.04l수정2019.02.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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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새롬

예방의학 전문의, 시민건강연구소


(2) 국제개발에서 여성과 건강

국제개발 영역에서는 건강을 넘어 인간의 자유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구조로 젠더에 주목해왔다. 사회 개발의 척도로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al Index, HDI (1)를 도입한 유엔개발계획의 『인간개발보고서』는 인간개발지수 외에도 여성개발지수Gender Development Index, GDI와 여성권한지수Gender Empowerment Measure, GEM를 통해 각 국가에서 여성들의 상황을 파악하며, 2010년부터는 젠더 불평등으로 인한 인간 개발의 손실을 측정하는 젠더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를 발표하고 있다. 젠더불평등지수는 여성의 건강과 임파워먼트, 노동시장 참여를 세부 영역으로 포함하며, 건강 부문에서는 모성 사망율과 청소년 출산율을 반영한다.(2) 

국제 사회는 지구화로 인해 세계적 정치경제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변화가 여성들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목한다. 대표적으로 워싱턴 컨센서스에 의한 각국의 구조조정과 보건·교육 등에 대한 공공지출 감소는 본인 부담금 부과나 보편적 서비스의 근로 복지로 전환, 돌봄의 가족화 등으로 이어졌고 이는 여성들의 복지와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아동 사망이 감소하고 기대여명이 늘어남에 따라 여성들의 돌봄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은 아동과 노인, 환자들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돌봄은 가족 내에서 이루어지는 무급 노동으로 충당된다. 국제개발과 건강 영역에서는 보다 실용적인 측면에서 돌봄의 제공자인 동시에 세계화를 매개하는 여성들이 교육받고 임파워되는 것이 전반적인 사회 발전과 건강 수준을 향상에 체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주로 주목해 왔다. 여성들의 삶과 건강은 그 자체로 목표가 되며, 지속가능한 사회 발전과 가족의 건강 향상을 위한 토대를 구성한다. 

새천년개발목표를 이어 국제 사회가 개발 협력의 목표로 합의한 지속가능개발목표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의 다섯 번째 목표는 성 평등과 여성과 소녀의 임파워먼트이다. 젠더는 다른 영역들을 가로지르는 범분야적 이슈답게 이 외 다양한 하위 목표에 반영되었으며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표). 

(자료: 김정수(2016), 지속가능개발목표와 양성 평등 달성을 위한 유엔 여성 아태지역 사무소의 SDG 기초선 연구에서 인용)

 

지속가능개발목표는 젠더 기반 폭력Gender based violence, 조혼, 할례 등 유해한 관습 근절과 성평등을 위한 사회안전망 보장, 경제적·사회적·물질적 자원에 대한 권리, 성·생식 보건과 재생산권, 성평등을 위한 법제도의 강화 등 새천년개발목표에서 다루지 못했던 성차별과 관련된 구조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개선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렇게 성에 따른 차이를 이해하고 성에 따른 신체적 특성과 건강, 건강 행태와 사회적 환경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을 성 인지gender-sensitive 관점이라고 한다. 모든 정책에 성 인지적 관점을 도입하는 것을 성 주류화gender mainstreaming 전략이라고 하는데 이는 1995년 북경여성대회에서 결의된 국제적 행동 강령이다. UN을 비롯해 국제기구들은 남성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여성이 ‘변화의 중요한 주체’임을 강조하면서 국가 정책, 계획, 실행, 평가에 있어서 성 인지적 관점을 강조했다.(3) 

성과 젠더에 따라 달라지는 건강 필요에 대응하고, 젠더화된 과정의 문제를 파악하는 것은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모자보건이나 생식건강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모든 영역에서 젠더에 따른 차이와 위계를 인식하고 이를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여성들이 취약한 인구 집단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여성들의 의료 접근을 저해하는 사회적·문화적·정치적 요인들을 보건의료 영역 내에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모든 영역에서 성 인지적 개입을 실시해야 한다. 건강 돌봄 인력의 대다수를 여성이 차지하지만 이들의 지위가 전반적으로 낮아서 건강과 관련된 의사 결정에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은 상황이 다양한 보건의료 개입들에서 한계로 작동한다고 있음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젠더 주류화가 그 자체로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내재적 가치를 가지는 동시에 세계인의 건강을 향상하기 위한 유효한 전략임을 시사한다.  

 

각주

(1) 각 국가의 실질국민소득, 교육수준, 문맹율, 평균수명을 가중합계해 산정하는 지표로 각국의 발전 정도를 드러내는 지수이다. 

(2) http://hdr.undp.org/en/content/gender-inequality-index-gii

(3) 천희란 & 정진주,  「젠더와 건강: 성 인지적 보건정책을 위한 시론」 『보건행정학회지』, 18(2), 130-15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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