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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과로사방지법’ 일본 전문가 초청강연회>에 부쳐 일과건강l승인2015.10.20l수정2018.09.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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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 권하는 사회에서 살아남기
<‘과로사방지법’ 일본 전문가 초청강연회>에 부쳐
                                             글_ 한인임(일과건강 사무처장)


● 우리나라는 ‘과로’ 권하는 사회입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암으로 가장 많이 사망합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가 바로 뇌혈관질환, 심혈관질환으로 ‘뇌·심혈관계질환’이라고 불리는 녀석들입니다. 4위가 자살입니다. 자살이 4위에 올라있는데요, 이렇게 자살 순위가 높은 나라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자살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지난 7년간 말입니다.

‘과로’는 바로 뇌·심혈관계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또 자살을 불러일으키는 요인도 됩니다. 과로는 일반적으로 ‘장시간 노동’을 일컫습니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OECD 국가 중 또 가장 오랜 시간 일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상위 1~2위를 다투고 있습니다. 그러니 뇌·심혈관계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매우 높고 자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기록을 살펴보면 질병 사망원인 중 2위에 랭크되어 있습니다. 2014년 뇌·심혈관계질환으로 산업재해 인정을 받은 노동자가 무려 318명에 이릅니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 일하는 걸까요? 회사가 오랜 시간 일하도록 종용하는 경우, 노동자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스스로 일을 더 하는 경우, 사회적 분위기가 제시간에 퇴근하면 안 되게 형성되어서 그런 경우 등…. 모두 ‘과로 권하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 일본에서도 과로는 심각한 상황입니다

2014년 일본에서는 ‘과로사방지법’이 만들어졌습니다. 너무나 심각한 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보적 지식인과 과로사 피해 유가족들이 6년여에 걸쳐 활동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의원들의 만장일치를 얻어냈습니다. 일본의 경우 2014년 과로로 자살한 노동자가 1,456명, 과로로 뇌·심혈관계질환을 얻어 사망한 노동자가 763명으로 총 2,219명이 과로로 사망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 비교해 보면 인구수는 2.5배 많은데 반해, 과로로 사망한 산업재해자 수는 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심각한 수준입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과로로 자살한 사례를 따로 통계로 잡지 않기 때문에 편차가 있을 수 있습니다만, 일본에서 ‘과로사방지법’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 이해가 됩니다.

이 법을 만들었던 진보적 지식인들과 피해 유가족을 모시고 9월 19일 초청강연회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어렵게 6년을 싸워 법을 만들었지만 일본의 반노동자 세력들은 법이 제대로 적용되기도 전에 ‘초과노동에 대한 수당을 안 주는 직종을 넓히자’는 입법을 시도하고 있어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발표자들이 하더군요. 현재 일본은 사무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법적으로 노동시간 규제를 받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법은 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구요.


● 과로, 피할 수 있고 보상도 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법정 노동시간은 주당 40시간입니다. 피할 수 없어 초과근무를 해야 한다면 주당 52시간까지 허용됩니다. 그런데 60시간 넘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현행 산업재해 보상 기준에 따르면 주당 60시간을 넘게 일하는 노동자들이 뇌·심혈관계질환에 걸렸을 경우 산재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습니다. 60시간이 넘지 않아도 야간 교대근무를 했거나 업무상 고도의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하는 경우도 인정대상이 됩니다. 산업재해로 인정이 되면 유가족 보상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질병에 걸리지 않는 것입니다. 또 건강검진을 통해 질병에 걸린 것이 확인되면 철저한 자기관리를 통해 사망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장시간 노동의 원인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회사의 구조가 아예 이렇게 만들어져 있다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회사와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노동자가 돈을 더 벌기 위해서라면 스스로를 한 번 평가해 보는 게 필요합니다. 병에 걸리거나 죽을 정도로 일을 하는 것이 돈 얼마 더 버는 것과 바꿀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절대적 저임금 때문에 힘들어하는 노동자가 많은 현실에서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 한심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과로를 피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나 회사 분위기 때문에 퇴근하지 못한다? 이건 그냥 앞뒤 보지 마시고 정시에 퇴근하면 됩니다. 저처럼.^^

 

일과건강  safedu.or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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