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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와 지금 무엇이 다른가?

메르스의 창궐과 사스의 추억 (1) 백재중l승인2015.06.13l수정2015.07.0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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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감이 교차한다. 2003년 봄 사스의 공포가 덮쳤을 당시 국립의료원(현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근무하면서 사스 방역의 현장에 있었던 나는 지금은 공익적인 민간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병원의 방역에 두문분출하고 있다.

사스와 메르스 둘 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비슷한 임상 특성을 가지고 있으나 국내 전파 양상은 왜 이리 다른가?

2003년 봄 홍콩의 사스 유행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국민들은 긴장하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퍼지는 사스의 위력과 사망자들의 행렬은 홍콩과 왕래가 많은 우리 나라에 공포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해 2월 에 출범한 노무현 정부 입장에서도 위기감을 느겼을 법하다. 행정의 달인이라는 고건 총리도 발 빠르게 움직였다. 

메르스의 진원지인 중동은 우리 나라와 너무 멀다. 거리상으로도 멀지만 심리적으로도 멀다.메르스의 진 원지가 미국이나 유럽 이었으면 아마 달랐을 것이다. 그리고 메르스가 유행하고 2-3년이 지나면서 긴장감 도 떨어졌을테고 대통령이 청년들 보고 중동에서 일자리를 찾으라고 외치고 의료수출, 의료관광의 주요한 대상으로 중동 국가가 부상하면서 전염병 방역의 주무 부서인 질병관리본부도 무작정 메르스 방역을 외치기 곤란한 상황이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메르스는 다른 나라 얘기였다.

2003년 봄 병원에서 근무하던 나도 홍콩의 사스 소식을 들어 알고 있었는데 어느날 인천공항 검역을 책임지고 계시는 선생님 전화를 받았다. 공항에서 검역하다가 열이 나는 환자를 발견해도 격리할만한 병원이 없다는 거였다. 국립의료원이 맡을 수 있냐는 거였다. 지금이야 이런 환자가 발생하면 어디로 보낼지 거의 정해져 있다고 할 수 있지만 당시는 처음 겪는 일이어서 검역소에서도 난감한 모양이었다.

홍콩의 상황이 날로 심각해지면서 병원 경영진도 대응이 빨라졌다. 제일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음압병실인데 당시 우리 나라에서 극소수 병원을 제외하고 음압병실을 갖추고 있는 병원은 없었다. 고민하다가 나온 방안이 동물 실험실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이 건물은 본관과 떨어져 있고 병실로도 쓸 수 있는 구조여서 안성맞춤이었다.

▲ 동물 실험실로 사용하던 건물인데 급한대로 개조하여 사스 격리 병실로 사용하였다.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 유행을 거치면서 우리 나라 병원들도 음압병실을 많이 갖추게 되었다 대유행에 대비할 정도는 안되겠지만 소규모 환자 발생이라면 충분히 대응할 정도는 되었다. 메르스 치료의 거점 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도 사스 유행 때는 동물실험실을 개조해서 격리 병실로 사용했는데 이후에 전염병 격리병동이 신설되고 음압 병실도 갖추게 되었다. 인프라 측면에서는 사스 당시보다 훨씬 조건이 나아진 셈이다. 

병원 마당에는 큰 천막를 치고 사스 의심환자 외래 진료실로 사용하였다. 다른 병원에서는 콘테이너 박스를 사용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천막 진료실은 신종플루 유행시에도 병원마다 설치하고 메르스 진료 때에도 긴요하게 상요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풍경인 것 같다. 

▲ 병원 마당 빈 공간에 천막을 치고 여기서 사스 의심 환자 외래 진료를 시행하였다.

 

 

백재중  jjbaik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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