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유로운 소풍시간

시리도록 아름다운 파란 하늘이 누군가에게는 몇 년 전에 한번 본게 다였다는 이야기가 죄송했다. 그 하늘과 바람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보호자가 연로한 분밖에 안 계시거나, 신체적 여건이 안되거나, 외부적 지원도 여의치 못한 분들 중에 소풍에 대한 동의를 해주신 다섯 분을 모시고 바람이 좋은 계절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각각의 어르신들과 관계 맺고 있는 복지관, 보건소, 장애인보건의료센터등과 인력 , 도시락 지원을 받으며 조합의 자원봉사자들이 붙고 자원활동 차량이 붙었다. 
약 4주간 재택의료팀과 건강돌봄위원회가 답사며 동의서며 보험, 선물, 물품 등 소풍을 준비했다. 
작년 가을 세분을 모시고 서울대 캠퍼스내 버들골을 다녀오기 시작한 작은 소풍이 재택 대상자들과 장애인 주치의 당사자들을 돌보는, 건강돌봄위원회의 활동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말이 어눌하지만, 표현을 이해하고 필요를 같이 해결하는 과정 , 도시락으로 밥도 함께 먹어보는 시간,  그분의 삶의 맥락에서 이 소박한 외출이 갖는 의미. 다음에도 꼭 다시 같이 오고 싶다는 표현, 얻어썼던 것을 돌려드리자 시무룩해진 표정에 곧 선물이 되는 분홍빛 모자, 그렇게 사람과 사람은 관계가 다시 깊어지는 것 같다. 
당사자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주돌봄자로 요양보호사나 활동지원사분들을 함께 하도록 설득하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그분들도 막상 가보니 자기 이야기로 소풍을 즐기시고, 돌봄받아야 하는 분들이셨다는 생각이 들며 우리 모두는 서로를 돌보는 소풍이 되었다. 몸의 중심은 내 몸의 가장 아픈 곳이 되어 그것을 극복하고 회복하는 과정을 우리는 건강이라고 정의한다. 아픔을 중심에 두고 작은 지역사회가 움직여 본 경험이었다. 

조계성 / 관악정다운의료사협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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