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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인권이 존중받는 나라

[2019 민의련 연수 소감_4] 김기태l승인2019.08.19l수정2019.08.19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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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적의료기관연합회(사의련)는 지난 7월 17일부터 3박4일 동안 '2019 전일본민주의료기관연합회(민의련) 연수'를 가졌다. 총 12명의 보건의료계열 학생들이 참여한 이번 연수는 오사카와 교토민의련 소속 병원과 진료소(의원)를 돌아보며 '차별 없는 평등의료'를 실현하는 민의련의 진료현장과 역사를 마주보는 자리였다. 이번 연수의 후원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에서 맡았다. 건강미디어는 '2019 민의련 연수 소감' 주제로 민의련 연수를 다녀온 학생들의 소회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편집자>

전푸름(건양대학교 의과학대학 작업치료학과 1학년)

“저는 의료진들이 서로 경계를 나누고 경쟁하는 것에 의문이 들어서 연수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강연을 들으며 일본과 한국은 의료에 대한 개념과 자세 자체가 다르다는 것에 많이 놀랐습니다. 그래서 저는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놀라되 더 깊게 고민하겠습니다.”

일본 연수 첫날 교류회장에서 내가 한 말이다. 사실 우리 학과에서는 내가 대학에 들어갈 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부분을 다루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전체가 아닌 부분을 이해하기보다는 암기했다. 일본이 의료분야에서 한국보다 앞서 있다는 것은 나에겐 분명한 사실이었다. 그래서 ‘일본에 가면 의료 전체에 대한 근본적인 얘기들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신청하게 되었다. 나의 이 의문은 첫날 두 번째 강의를 듣고 해결되었다. 가정의학과 선생님께서 강조하신 ‘환자의 이야기’와 ‘환자와의 밀착’은 내가 생각하고 있었던 의료의 틀을 깼다. 나에게 의료는 진찰을 하고 그에 맞는 약물 치료나 재활을 받아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질환의 원인을 파악하고 원인을 직접 제거하기 위해 환자 집에 방문하여 쓰레기를 치웠다. 의료진들의 행동에는 내가 생각했던 치료 방법이 하나도 사용되지 않았다. 또한 의료진들 사이에는 위계가 아닌 역할의 구분만 있었으며 ‘협력과 연대’는 병원을 벗어나 지역 전체로까지 이미 확산되어 자리잡혀 있었다. 이를 통해 구조적 폭력에 대항하고 생명과 인권을 지킨다는 것이었다. 질병을 개인의 문제보다는 사회 구조의 문제로 보는 것은 평소에 알고 있던 관점이었지만 이 관점이 실제 생활에 적용되어 있는 모습에 놀랐다.

문득 민의련이 어떻게 이런 자세를 가지게 되었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야마모토 센지의 묘지와 생가에 있는 전시를 보며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야마센은 국민들을 위해 산아제한정책을 지지하고 치안유지법, 침략전쟁에 강력하게 반대하다가 암살을 당한 사람이다. 그러나 야마센 묘비 뒤의 말처럼 많은 군중들은 야마센의 편에서 지지를 해주었던 것 같다. 항상 약자를 위하는 그의 마음가짐이 무산자 진료소를 거쳐 민의련의 올곶은 자세를 만들어냈다.

▲ 제주 4.3 희생자 위령비가 모셔져 있는 통각사 대웅전 앞.

이번 연수에서 민의련의 활동만큼이나 큰 영역을 차지했던 내용은 재일동포와 관련된 것이었다. 제주 4.3 사건으로 인해 일본으로 건너와 생활한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기 바빴을 만큼 일본은 배타주의, 민족주의적이었다. 이에 따라 재일동포들에 대한 멸시는 극심했다. 조선학교와 통각사를 방문하며 어쩌면 한국에 사는 나보다 재일동포들이 그들에 대한 차별이 만연한 일본에서 한국의 전통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계시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가 재일동포들과 협력하는 것은 한국 내의 소수자들을 철저하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씀에 충격을 받았다. 따로 일본의 재일동포들을 돕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자체가 모두의 인권을 중시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재일동포들이 운영하는 노인복지시설인 에루화에 방문해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주민등록증도 갖지 못하고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온갖 불이익을 당하며 평생 살아오신 분을 만날 수 있었다. 시설은 운영하는 재일동포는 노인분들에 비하면 자신의 고통은 작은 것이라고 말씀하시며 장애인들이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작업장까지 운영하고 계셨다. 시설을 방문하고 생활하시는 분들의 행복이 모여서 재일동포분들에게 전달되는 것 같았다.

연수 시작할 때 생각과 달리 달리 이번 일정을 통해 한일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었다. 한국과 일본은 서로 다른 나라들이 그렇듯 다방면에서 차이가 드러난다. 특히 과거의 역사적 사건으로 인해 문화적으로는 적대적인 감정을 가진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환자들의 질병은 사회적 환경과 연관되어 있으며 벌어지는 경제 격차에 따라 건강 격차도 심해지고 있다. 이에 대항하여 평등 의료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의료진들이 싸우며 연대하는 일본의 민의련과 한국의 사의련이라는 조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소수자들이 있으며 그들도 재일동포와 같은 차별을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나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수자들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부정적으로 대응한다. 이번 연수는 나에게 단순히 치료적 지식을 얻게 해준 경험은 아니었다. 사람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반성하고 나아가 한 분야뿐만 아니라 지역 전체가 진정한 연대를 하는 시스템이 실현되고 있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의 차이점에 집중하여 서로 밀어내기 보다는 공통점도 있음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 그래서 차이점을 배울점으로 인식하고 각 나라에 맞게 적용하여 서로의 성장에 바탕이 되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연수 첫날. 일본민의련 보건의료계 학생들과 교류 모임.
김기태  newcity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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