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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하고 생활용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안심 마트”가 필요하다

화학물질로부터 위협받는 우리의 일상 일과 건강l승인2014.12.27l수정2015.04.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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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석(환경정의 다음지킴이국 부장)
 
우아한 우리의 아침 일상을 돌아보자. 아침 햇살을 받으며 일어나 기지개를 한번~ 그리고 상쾌하게 샤워를 하며 샴푸, 바디크렌져에 들어있는 합성향료에 흠뻑 취한다. 배도 고프고, 맛있는 아침식사를 요리하기 위해 과불화화합물로 코팅된 프라이팬을 꺼내든다. 식사를 마치고 치아건강을 위해 꼭 3분을 투자하는 당신이라면 치약에 파라벤과 트리클로산이라는 환경호르몬도 함께한다. 자자~ 본격적인 외출을 위해 화장을 시작하자. 수십 가지의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화장품으로 말이다. 이제 집을 나서면 제법 추워진 날씨에 따뜻한 커피가 생각난다. 커피전문점에서 들러 손에 쥐어주는 종이컵과 영수증을 챙기면서 비스페놀A도 함께 딸려온다.
 
우리의 일상적인 하루는 이렇게 화학 물질과 함께 시작한다. 관심이 많지 않은 분이라면 이렇게 반문할 지도 모른다. “뭐 어떻게 이렇게까지 신경 쓰고 살아?” 맞다. 우리는 이 모든 것에 다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아야한다. 건강에 문제가 있을 수 있는 화학물질이 사용된 제품을 소비자에게 팔지 않는다면 꼼꼼히 성분을 살피지 않아도 되고, 어려운 화학물질의 이름을 평생 모르고 살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 PB 상품 유해물질 조사 결과 발표

하지만 환경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 유통되는 약 2만5000여 종의 화학물질의 중 약 15퍼센트 정도만 그 유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화학물질의 위험성에대한 정확

▲ 비누, 치약류 환경호르몬 검사결과 발표 및 거리캠페인

한 자료도 없이 이미 생활 곳곳이 화학물질로 만들어진 상품으로 채워지고 그 유해물질이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와서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 엽서 전달

더 중요한 것은 이런 화학물질의 정보가 우리가 구입하는 대부분의 상품에서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소비자 대부분은 무독성, 친환경, 안전마크 등의 광고 문구나 대기업의 브랜드, 가격 정보만 가지고 생활 용품들을 구매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무독성이라는 문구를 믿고 대기업의 가습기 살균제를 구입한 100여명의 소비자가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건을 생각해면 결코 안전한 구매방법은 아니었다.
 
생활용품의 주 구입처 대형유통업체 실태
그럼 소비자가 생활용품을 가장 많이 구입하는 우리 대형마트의 상황은 어떨까? 환경정의와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은 “안심마트만들기” 캠페인을 통해 대형마트에서 직접 개발해서 판매하는 PB상품 47개를 직접 구매해 유해물질 모니터링을 진행하였다. 조사 제품은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주방매트, 변기시트, 욕실화 등 플라스틱 생활용품과 주방세제, 세탁세제, 방향제 등 생활화학용품으로 구성되었고 지난 9월부터 1달간 진행되었다.
 
조사 결과는 역시 좋지 않았다. 플라스틱 생활용품 총 25개의 제품 중 매트, 변기커버, 욕실화 그리고 시트지 등 5개 제품에서 100ppm이상의 납이 발견되었다. 또한 어린이 손 끼임을 방지하는 안전 잠금 장치와 변기시트, 욕실화 그리고 시트지 등 9개 제품에서 100ppm이상의 카드뮴이 검출되었으며 최고 1057ppm 까지 발견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납과 카드뮴이 검출된 플라스틱 생활용품은 모두 폴리염화비닐(PVC)로 만들어진 제품이었다. 우리가 흔히 회색 파이프로 알고 있는 딱딱한 PVC가 어떻게 생활용품으로 활용이 될까? 생각보다 간단하다. PVC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프탈레이트를 첨가해 제조하면 된다. 역시 조사결과 21개 제품에서 1,045.2 ~ 498,865 ppm의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다.
 
여기서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조사된 플라스틱 생활용품 중 유아용변기시트나 친환경 시트지 등에서는 중금속과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게 찾을 수 있었다. 어린이용품에서는 납 90ppm, 카드뮴 75ppm, 프탈레이트 0.1%(1,000ppm)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기술적으로는 유해한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도 제조가 가능하다. 변기시트, 욕실화, 모서리보호대, 시트지 등 가정 내에서 아이들과의 접촉이 빈번한 제품에서 규제의 수백 배가 넘는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있는 것이다.
 
플라스틱 제품 외에 액상 형태인 방향제, 섬유탈취제, 청소용 세정제, 세탁세제, 주방세제 등 생활화학용품 22개 제품 중 총 17개 제품에서 1종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물질이 검출되었다. 문제는 한가지의 알레르기 유발물질만 사용하는 경우보다 많게는 10개까지 여러 향 성분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이다. 또한 제품은 피부에 직접 닿거나 흡입을 통해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관리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느 제품에도 성분 표기는 되어있지 않았다. 
 
또한 조사된 생활화학용품 중 14개(63.6%)에서는 1,4-다이옥산도 발견되었다. 1,4-다이옥산이 발견된 제품은 세제가 8개로 가장 많았다. 농도수준은 0.04~56.17ppm으로 국내 안전기준인 0.01%(100ppm) 이내였지만, 미국이나 호주에서 이상적 한계 수준으로 제시하는 30ppm를 초과하여 56.17ppm이 검출된 주방세제도 1개가 발견되었다. 
 
최근 한 해외 생활화학용품 회사에서는 1,4-다이옥산 함량을 유아용 제품에서는 1~4ppm, 성인용 제품에서는 10ppm 이하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발표하기도 하였다. 소량의 지속적인 노출도 소비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기업의 판단일 것이다. 이는 결국 1,4-다이옥산이 제조과정 중 충분히 없애거나 줄일 수 있는 성분이며, 소비자의 안전을 생각하는 기업의 자발적 저감 노력으로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소비자는 안심하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마트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보면 PB상품의 안전성 조사과정 중 검출된 납, 카드뮴, 프탈레이트, 1.4 다이옥산 모두 대체 가능한 물질이 있거나 함량을 낮출 수 있는 물질이다. 자체적인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마트가 광고하는 “품질”라는 말이 무색하게 높은 수준으로 검출된 것이다. 대형유통업체는 판매자로서 소비자의 당연한 안전권을 보장해야하는 의무가 있다. 게다가 제품의 개발 과정부터 관리, 판매까지 관여하는 PB상품은 특히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지만 오히려 상황은 더 안 좋은 것 같다.  
 
지난 7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국내 3대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의 치약/비누류 성분 표시를 조사에서도 이는 여실히 들어난다. 총 349개 상품의 평균 표기 성분은 3.7개, 대형마트의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 ;PB)상품의 경우는 이보다 작은 2.4개의 성분만 표기되어 있었다. 또한 화장품의 원료배합한도 기준을 초과하거나 자율안전확인표기 사항을 위반한 행위도 발견되었는데 이도 모두 대형 마트의 PB상품이었다.
 
이런 문제에도 국내 대형마트들은 정부의 규제 부재와 제조사의 노력과 기술 부족 때문이라고 변명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말뿐인 최선과 노력을 약속한다. 국내 3대 대형마트의 1년 매출 합계는 서울시 1년 예산을 넘어섰다. 유통을 움직이는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사회적 책임도 중요한 것이다. 우리 대형마트도 말뿐인 “품질”이 아니라 제품의 정확한 정보 제공, 제품 안전 관리 등 책임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해야 하지 않을까? 
 
안전한 생활용품 구매를 위한 첫 발걸음 “안심마트 만들기”
해외 대형유통업체의 사례를 보면 이런 소비자의 걱정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법률에도 없는 상품의 전성분표시를 단계별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도 있으며, 또한 소비자 건강에 문제가 될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목록을 만들어 생산 기업에게 공유하고 사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 중이다. 
 
활동포커스01_04.jpg자세히 살펴보면 미국 대형마트의 화학물질 저감 노력은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요청과 참여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물이었다. 소비자와 시민단체는 대형유통업체의 사회적 책임과 상품관리를 지속적으로 요청하였고, 이에 대형유통업체가 전문가, 소비자, 시민단체, 생산업체와 함께 모여 상품의 화학물질 기준을 마련해 응답한 것이다.

▲ 대형마트에 보내는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 엽서

 
다행히 국내에서도 소비자의 안전권을 찾기 위해 “안심마트 만들기”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어려운 화학물질을 하나하나 따지지 않더라도 우아하고 평화로운 아침의 일상을 맞이할 수 있으려면 소비자의 힘이 필요하다. 생활 속 유해물질을 줄이는 첫 발걸음을 함께 디뎌보자.
 

▲ 미국의 “마인드 더 스토어” 캠페인과 대형마트의 책임 있는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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