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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는 끝나지 않았다는 시민소송단장의 절규

후쿠시마 잼버리 참가기 4 이준수 기자l승인2017.10.06l수정2017.10.0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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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노유 호텔에서의 첫 아침이다. 이 날은 후쿠시마 현장 답사가 계획되었다. 원전 주변은 출입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30 km 인근만 차량을 이용하여 둘러보기로 했다. 오늘 우리의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서 아침 7시 30분에 차를 타고 이동해야만 했다. 잠에서 덜 깬 얼굴로 차에 탑승.

 

차량에 함께 타고 있던 사회자는 후쿠시마 현장 답사 전에 몇 군데 둘러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렇게 한 시간 반을 달려서 내린 곳이 이와키 시에 위치한 사회복지 센터였다.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과 멀리 떨어져있던 탓에 보상 지역에서도 제외된 곳이다. 하지만 원전의 여파는 이곳 이와키도 피해갈 수 없었다.

▲ 이토 타츠야 원전사고 피해 시민소송원고단 단장

강연장으로 들어서니 70대 정도 돼보이는 남성분이 강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이토 타츠야’. 원전사고 피해 이와키 시민 소송원고단 단장을 맡고 있다는 그는 원전과 관련해서 많은 강연을 해왔었는지 준비된 자료들을 매끄럽게 우리에게 전달했다. 지역에 위치한 어느 중학교를 예로 들며, 2010년 기준 255명이었던 학생 수가 2017년 43명이 되었다는 어느 신문기사를 참조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학교 학생 수만 보더라도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 상태로 계속 된다면 이 마을이 지속된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은 피난을 떠난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10년 20년 후에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가정하더라도, 그때까지 어르신들이 생존하실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며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그 이전에 모두 돌아와도 괜찮다고 얘기해도 막상 돌아올 분들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소수로 몇 분이 돌아온다 한들, 지역 경제가 돌아가지 않는데 의식주를 잘 해결하며 살 수 있을까요?” 라며 우리에게 되묻기도 했다.

 

“현재 후쿠시마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180만이 되는데, 이들에 대해 어떻게 국가에서 지원할지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조차 없다“는 그는 ”후쿠시마는 끝났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도쿄 전력과 국가가 나서서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며 강한 어조로 얘기했다. 그는 ”돌아오고 싶어도 돌아오지 못하고, 그 돌아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가가 나서서 파악해야만하고,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가정에게 적절히 보상할 수 있어야한다“고 덧붙였다.

 

소송원고 단장으로 일하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는 그는, 예를 들어 미나마타병은 수은 중독이라는 게 확실하지만 방사능을 둘러싸고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원전 방사능 피해가 자녀까지 유전된 사례는 세계적으로 단 한 사례 있었지만, 우리 지금 이곳에 사는 후쿠시마 사람들은 유전을 비롯해 현재와 미래의 건강에 대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며 ”과학적으로 분명히 해서, 지금 지역의 저선량 피폭 피해가 현지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꼭 밝혔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발언에서 ”후쿠시마가 여러 언론들에게 외면 받고, 정치인에게 외면 받는 상황에서 다시는 원전 얘기를 꺼낼 수 없도록 이곳에 모인 분들이 널리널리 지금의 사태를 퍼뜨려주길 바란다“ 고 강조했다.

 

강연을 듣고 다시 버스로 탑승하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했는데, 그곳엔 이와키 시의 방사능 수치를 나타내는 장비가 설치돼 있었고, 0.092 μ sv/h 로 낮은 수치를 가리키고 있었다. 그 옆엔 이와키를 지켜줄 거란 믿음의 기념비가 세워져 그들의 삶에 대한 소망이 얼마나 절실한지 알 수 있었다.

▲ 이와키에 세워진 방사능 수치 센서

우리는 다시 버스에 탑승해 원전 30km 부근까지 돌아보기로 했다. 점차 가까워질수록 방사능 센서에 표시된 수치는 점점 올라가고 있었다. 인근을 돌아보며 여러 장면이 눈에 띄었다. 방사능 물질들을 소각처리 한다는 시설도 보였고,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쌓아놓은 방사능 물질들도 눈에 띄었다.

 

▲ 원전 인근이 가까워 질수록 수치가 올라가고 있다

 

도로를 계속 달리면서 이곳 오나하 생협병원 전무인 ‘하세베코오’ 씨의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가 달리는 도로를 중심으로 양쪽이 출입제한 구역과 거주 제한구역으로 나뉜다고 알려줬다. 거주 제한구역은 출입은 할 수 있지만 거주는 할 수 없고, 거주는 물론이고 출입조차 할 수 없는 출입제한 지역이 바로 이 도로를 기준으로 나뉜다는 얘기다. 그에 따라 보상의 정도도 달라질 것이며, 자발적으로 지역을 떠난 사람들에 대해선 보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후문을 전했다,

▲ 방사능 물질 제염작업 흔적들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원전 사고 이후 제대로 된 대처 방안을 전달받지 못해, 자위대가 들어오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게 된 사람들이 많았다“ 며 정부의 안일한 대처도 꼬집었다. 그는 이곳 인근에 거주하며 생협병원 전무로 일하고 있는데,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자신들마저 피난을 간다면 지역이 더 크게 동요됐을 거라며, 꼿꼿하게 남아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정부에 투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 하세베 코오, 오나하 생협병원 전무

그는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원전 작업자들의 건강도 언급했다. 예전에는 철저히 방호복을 입었는데, 요즘은 일반 작업복을 입고 근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이에 따라 자신의 건강이 걱정되지만, 밥벌이가 끊길까봐 내색도 못하는 지경이라며, 원전에 가깝게 일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페이를 받는다고 귀띔해줬다. 몇 명의 작업자들이 의료기관을 찾아와 3~4시간씩 건강상담을 받은 일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2~3시간을 차에서 내리지 못하고 계속 달렸다. 중간에 차에서 내렸다간 비록 많은 양은 아니지만 방사능에 피폭될 수 있다며, 인근을 빠르게 지나갔다. 차안에서 둘러본 지역은 황폐함 그 자체였다. 사람의 흔적이라곤 작업자들뿐이었고, 버려진 땅으로 느껴질 만큼 상황이 심각해보였다.

 

숙소로 돌아와 둘러본 것들을 잠시 떠올렸다. 얼마 전 한국의 원전 밀집도가 일본보다 41배가 높다는 연구결과를 봤었는데, 한국에서 원전 사고가 난다면 내가 오늘 본 후쿠시마의 처참한 모습보다 더 심각할거라는 생각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준수 기자  loverjunsu@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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