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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장애인 시설 문제, 대구시립희망원을 통해 알아보자

홈리스뉴스 46호 건강미디어l승인2016.11.17l수정2017.05.3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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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장애인 시설 문제, 대구시립희망원을 통해 알아보자


홈리스뉴스 편집부


최근 대구시립희망원(이하 대구희망원) 내 거주인의 인권유린 및 시설비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고 있다. 2014년부터 최근까지 시설 정원의 약 10%인 1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데다, 각종 비리, 폭행, 횡령 등과 관련한 의혹들 또한 계속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2의 형제복지원 사태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대체 대구희망원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기에 이토록 화제가 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 대구광역시립희망원.[출처=희망원 홈페이지]

대구시립희망원이란?

대구희망원은 1958년 설립되어, 1980년부터는 대구시에서 재단법인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에 수탁 운영되고 있다. 이후 1997년, ‘전국우수부랑인시설’로 선정된 대구희망원은 복지부 장관 표창을 시작으로 2014년까지 연속 6회에 걸쳐 우수시설로 지정되었다. 지난 2006년에는 전국 최우수 평가시설로 선정되어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대구희망원은 노숙인 재활시설 <희망원>과 노숙인 요양시설 <라파엘의 집>, 그리고 정신요양 시설 <성요한의 집>, 장애인 거주시설인 <글라라의 집>까지 모두 4개 유형의 시설로 나뉘어져 있다. 전체 정원 기준으로 1,150명이 머물고 있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의 사회복지시설이다. 세부 정원은 노숙인 재활시설과 요양시설에 각각 610명과 280명, 정신장애인 시설 150명, 장애인거주시설 110명으로 2016년 현재 1,214명이 해당 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대구지역 곳곳에 희망원 내 거주인 사망사건에 관한 의문의 투서들이 뿌려졌고, 이어 2016년 8월 영남일보와 한겨레 신문의 집중보도를 통해 희망원 내 강제노동, 폭행, 갈취, 비리 사실이 지역사회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이후 희망원노동조합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어 8월부터 10월까지 국가인권위에서 직권조사를 실시하였다. 여기에 대구지역 내 장애인단체와 노동사회단체, 정당의 요구가 계속되자 대구시에서는 희망원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10월 24일에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대구희망원에서 불거진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대구희망원에서는 어떤 일들이 왜 발생하였을까?


■ 희망원 내 생활인에 대한 보호의무 소홀, 사망 은폐・왜곡

- 2014년부터 현재까지 2년 8개월 동안 대구시립희망원의 생활인 10% 가까이 되는 129명이 사망하였다.

- 2011년부터 5년간 대구시 장애인거주시설의 사망자현황을 참고했을 때, 희망원 산하 <글라라의 집>이 20명(현원대비 22.9%)으로 가장 많은 수의 사망자가 발생하였다. 대구시의 19개 장애인거주시설의 사망률이 10% 안팎임을 감안할 때 이는 2배 이상으로 높은 사망률이다.

- 사망사건 중 생활인의 폭행으로 다른 생활인이 사망한 사건, 시설의 보호의무 소홀로 지적장애인이 기도폐쇄로 사망한 사건 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사망사고가 ‘단순 병사’로 처리되는 등 사망 사실을 은폐・왜곡하는 일들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 [출처=SBS그것이알고싶다 2016-10-08]


■ 거주 생활인 강제노동 및 착취

- 희망원 측이 거주 생활인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생활인들은 퇴직한 부원장의 가사도우미, 시설 정문 경비, 구내식당 및 병원 도우미 등으로 일할 것을 강요받았는데, 그러면서 이들이 받은 임금은 시간당 1,000원이 채 되지 않았다. 또한 생활인들은 다른 생활인이 외부 병원에 입원할 경우 하루 1만원을 받으며 간병도우미 일을 해야만 했다.

- 노동 조건 역시 매우 열악하였는데, 생활인들은 주 6일 기준으로 하루 9시간 30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이렇게 일하면서 그들이 받는 월급은 20만원에 불과했다.


■ 직원에 의한 금품갈취 및 구타

- 생활인을 대상으로 2년 동안 60만 원을 가로챈 직원도 있었다. 또한 직원에 의한 구타 및 가혹행위도 발생했다. 식사를 거부하거나 행동에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생활인들은 뺨 때리기, 눈 찌르기, 유두 꼬집기 등과 같은 가혹행위를 당해야 했으며, 상습폭행과 언어폭력을 견뎌야만 했다.

- 이에 대해 외부 자원봉사자 등이 문제를 제기하였으나 해당 직원에 대한 조사나 징계는 없었다.


■ 급식 납품비리

- 2012년 2월부터 11월까지 약 10개월 동안, 희망원 측이 급식전표를 조작하여 약 3억 원 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났다.

- 2013년에는 납품비리 사건이 터졌다. 희망원 내 영양사의 가족이 운영하는 과수원에서 질 낮은 사과가 대량 납품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리사들과 노동조합의 문제제기가 이어졌으나, 희망원 측은 오히려 문제제기를 한 노동조합 조합원 2명에게 정직 3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반면, 비리를 저리른 영양사는 감사 끝에 단순 업무소홀로 ‘감봉 2개월’이라는 가벼운 징계를 받았다.


‘사과’를 했다지만...

까면 깔수록 새로운 양파처럼, 희망원의 문제를 파고들면 파고들수록 무수한 문제점들이 도드라지게 드러나고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희망원 측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종사자에 의한 거주인 폭행, 종사자에 의한 거주인 금품 횡령, 시설의 관리 소홀로 인한 거주인의 사망 등에 대해 깊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공식사과를 하였고, 이와 동시에 희망원 산하 4개 시설의 원장 등 간부 24명이 사표를 제출하였다. 


‘노숙인・장애인은 시설로~’가 문제를 크게 만들었다.

누구도 시설을 원하지 않는다. 1950~60년대 갈 곳 없는 고아와 걸인들을 먹이고 재우기 위한 보호명목으로 대규모 강제수용을 이뤄진 곳, 1975년 발표된 내무부 훈령 410호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 처리지침’이라는 공식적인 법적근거가 마련된 이후엔 ‘공식적인 통제와 감시’로 갈 곳 없거나, 힘없는 사람들을 사회정화 명목으로 반강제적으로 수용해오던 시설. 물론 이전보다는 복지수준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희망원 사건은 시설 내부의 캐캐묵은 비리와 폭력, 사망 은폐 등의 문제는 여전히, 어디서나 존재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그런데도 여전히 노숙인과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실질적인 정책의 최우선은 ‘시설입소’이다. 과연 시설입소만이 답일까? 당사자 본인의 욕구를 청취하여 스스로의 삶을 계획하며 살 수 있도록 주거와 일자리, 복지 등 안정적 기반을 지원하는 것. 이를 통해 당사자들이 지역사회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하지 아닐까?


이는 서울연구원의 『노숙 진입서 탈출까지 경로 분석과 정책과제(2015)』 연구보고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2011년 제정된 노숙인 등 복지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노숙인쉼터 및 부랑인시설을 세분화하여 개편했을 뿐 기존의 단순보호에 치우쳤던 문제점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노숙인 정책이 ‘응급구호방⋅일시보호시설→자활시설→탈노숙’ 또는 ‘응급구호방⋅일시보호시설→재활시설→자활시설→탈노숙’의 과정을 통해 노숙인을 시회에 복귀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시설의 서비스와 전문성 부족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노숙인들이 여러 시설을 전전하는 등 탈노숙을 하지 못하고 회전문 상태에 처해 있다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다시 말하자면, 지금의 노숙인시설이 당사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는 상당히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당사자의 지역사회 정착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설 서비스의 양적, 질적 향상과 전문성을 높여 해결할 수 있는 부분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함께 생활하는 대규모 시설에서 당사자가 자신의 권리를 침해받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산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때문에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시설로’를 강조하는 정책보다는 당사자 개개인의 욕구를 반영하여 탈노숙에 꼭 필요한 저렴한 공공주택과 임대주택을 선(先) 제공하고, 일자리와 의료, 복지제공 등 이후의 삶이 안정적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시설 안에서 보호와 통제, 관리의 대상이 되어 사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현재 대구시립희망원 사건으로 ‘시설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표면적으로 대구희망원 측은 공식 사과를 통해 책임을 지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직원을 단속하여 사건을 은폐, 축소함으로써 조사를 방해하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직권조사를 진행한 국가인권위가 먼저 이번 사안을 엄중히 다루어 책임자를 확인하고 법적, 행정적으로 강력하고도 엄격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를 바라며, 향후 사회복지시설에서 이러한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본 기사는 대구희망원대책위원회의 기자회견 자료를 다수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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