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3.12.4 월 15:45

의료의 권력화

백재중l승인2014.12.24l수정2014.12.27 19:5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일상생활의 의료화(medicalization of everyday life)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의료에 대한 의존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의료는 출생과 죽음에 이르는 우리의 삶 전 과정에 깊숙이 개입해 있다.

출산 과정을 보자 산업화 이전 시기, 우리나라의 경우 60-70년대만 해도 집에서 출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지금은 대부분 병원에서 출산한다. 임신 이전 준비 시기부터 예비 엄마들은 병원을 찾아 임신과 출산을 위한 준비를 한다. 임신과 동시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하면서 임신 전 과정에 대한 점검을 받는다. 출산 후에도 엄마와 아이의 건강을 위해 수시로 병원을 찾는다. 병원은 삶의 시작 시기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망의 과정을 보자. 마찬가지로 이전 시기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는 집, 즉 가족이 같이 하는 가정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여겨졌다. 집을 떠난 상태에서 죽음을 맞게 되면 객사라 하여 이를 기피하는 의식이 우리의 의식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병원에서 죽음을 맞이하거나 그러기를 원하다.  

출생과 사망의 주요 무대가 가정에서 병원으로 바뀌었다. 가정의 역할은 축소되고 병원은 우리의 삶에서 영향력을 점점 넓혀 나가고 있다. 가정에서 태어나서 가정에서 죽음을 맞던 과거의 삶의 사이클이 병원에서 태어나서 병원에서 죽음을 맞는 새로운 사이클로 바뀌고 있다. 우리의 인생은 의료라는 틀이 정해 준 구조 안에서 시작하여 끝을 맺고 있는 셈이다.

단순한 질병 치료에서부터 시작하여 건강관리, 질병예방, 비만관리, 미용, 성형, 피임, 성장과 노화, 식생활, 스트레스 관리 등등 우리 생활에서 의료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 되고 있다.
의료 없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이처럼 우리 생활의 의료화는 점점 더 견고해 지고 있다. 의료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이에 비례하여 의료는 점점 더 권력화 되고 있다.

백재중  jjbaik99@gmail.com
<저작권자 © 건강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미디어소개기사제보후원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 중랑구 사가정로49길 53  |  대표전화 : 010-4749-4511  |  팩스 : 02-6974-1026
사업자등록번호 : 제206-82-13114호  |  이메일 : mediahealth2015@gmail.com  |  발행인 겸 편집인 : 백재중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재중
Copyright © 2023 건강미디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