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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끝나지 않은 미나마타병> 추천사

건강미디어l승인2016.03.15l수정2016.05.18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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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미나마타병> 추천사 

양길승 원진직업병관리재단 (녹색병원, 원진녹색병원) 이사장

미나마타병은 환경질환으로 유래가 없는 재앙을 가져온 사태의 이름이다. 일본 구마모토현의 시(市) 이름인 미나마타는 세계 모든 의대 교과서에 실리고 환경서적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환경질환의 하나가 된 것은 몇 십 년이 되었다. 이 책은 칫소라는 한 일본기업이 만들어내고 정부와 관이 길러낸 괴물과 싸워온 사람들의 기록이다. 1956년 일본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이 질병과의 싸움은 6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이 짧은 보고서는 왜 그렇게 되었고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를 손에 잡히게 보여준다.

부제 “사법에 의한 해결의 길”은 뭔가 제대로 싸우는 것이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고 처음 부분은 일본 사법제도에 관심 없는 사람을 어렵게 하지만 조금 참으면 제도나 제도권과 싸워 본 사람들은 바로 이것이 잘 알고 있고 우리에게도 익숙한 문제이고 상황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더구나 환경문제가지고 싸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을 넘는 확신을 할 것이다. 그렇다고 서문이나 제1장을 건너뛰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질긴 고기는 처음에 힘을 들여야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까.

짧은 보고서이고 분명하게 밝히고 있어 내용은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일본 환경성이 접수한 미나마타병 특별조치법에 따른 피해자 신청자가 6만 5천명이 넘고 칫소가 일시금으로 지불할 대상이 2만 7천명이 넘는다는 규모만 먼저 알리고 우리나라와 비교를 하고 싶다.

▲ 미나마타병 피해자

우리에게도 환경재앙이 없지 않았다. 온산병도 있고 기름 유출이나 가스 유출에 의해 사망자는 물론 피해자도 많았다. 그러나 내가 비교하고 싶은 것은 환경재앙이 아니라 직업병이고 구체적으로 원진레이온의 경우이다. 이황화탄소라는 냄새도 색깔도 없는 가스에 의해 1988년 알려진 이 질병은 1992년 공장이 문을 닫은 후 지금까지 천 명에 가까운 직업병 환자를 양산해 놓았고 살아있는 7백여명의 환자는 계속 치료중이다.

1988년 원진직업병 문제에 대한 초기 대응은 일본에 비해 우리사회가 빨랐다. 위로금이라는 이름으로 일시금을 주는 결정은 해가 바뀌기 전에 이뤄지고 일본이 제3자위원회를 구성하여 피해자측 의사가 진단에 참여하는 결정도 일본이 56년 걸린 것에 비하면 6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일본이 그 과정까지 가면서 내용을 확보하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피해주민 검진이나 반대심문이라는 과정은 원진레이온 역학조사와 직업병 진단기준 설정이라는 별도의 과정을 거쳤는데 거기에는 진단을 기다리다 돌아가신 분의 장례식을 135일간 치루지 못하고 공장 앞에서 농성을 하는 등 어렵고 고통스런 싸움의 과정을 통해서야 가능하였다.

지난 15년 이상 원진레이온 직업병 환자와 의료인, 노동운동가 등 원진직업병 문제를 함께 고민해 온 사람들은 일본에서 미나마타병 피해자 단체와 대책기구 등과 교류를 계속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이름이 기록되어 있는 지금은 돌아가신 구마모토대학의 하라다 마사스미 교수님이 일본 미니마타대책기구의 의장으로 계실 때부터 한일 상호방문을 해왔고 아시아 지역 연대활동으로 멀리 인도 보팔 참사 10주년에는 보팔 현지에 가서 참사 피해자를 같이 진료하기도 하였다. 오랜 싸움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결과를 만들어낸 그분들에게 축하를 드린다.

끝으로 더욱 부러운 한 가지가 있다. 사법판결을 통해 얻은 ‘전신성의 감각장애를 미나마타병의 증상으로 인정’ 한다는 결정은 다른 공해에 의한 피해나 약물피해 등 다른 공해와 관련된 소송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것이다. 전신성 감각장애 같이 다른 여러 요인으로 올 수 있다고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는 제도권 학계의 한계를 넘어갈 디딤돌을 하나 만든 것이다. 원진레이온의 경우에서 얻은 결과가 삼성 반도체 산업에서 생긴 질병들에 대해 영향을 발휘하지 못하는 우리 현실 앞에서 일본의 성취와 진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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