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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함께 만드는 어린이병원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을 기억하시나요? 건강미디어l승인2015.10.28l수정2018.09.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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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함께 만든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의 현재
_ 엄주현 지원본부 사무처장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을 기억하시나요?


2007년 12월 6일 개성에서 ‘평양 만경대구역 어린이종합병원(제2구역병원) 건립 사업’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한 뒤 두 번의 정권이 바뀌면서도 2015년 현재까지 완성하지 못한 병원입니다.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은 어린이의약품지원본부(이하 지원본부)의 4번째 사업장이자 병원 건물을 처음으로 신축해 본 남과 북이 함께 짓는 병원이었습니다.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사업을 추진한 경과

2006년 11월 지원본부 제15차 평양 현지 방문 때, 북측이 2007년는 신규사업으로 만경대구역 제2구역병원 사업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철도성병원 현대화 사업을 확실히 마무리하기 위해 2007년까지 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어 확답을 하지 못했고, 지원본부 차원에서 논의를 할 수 있도록 병원에 대한 구체적인 개요를 전달받기로 했습니다.  2006년 하반기 북측에서 전해들은 만경대 제2구역병원 상황 및 요청 사항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2002년 만경대 인민위원회는 어린이 시설이 밀집된 구역의 특성 상 어린이 인구 유입이 늘어 제2구역병원 건립을 추진.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종합병원 건립 계획을 수립. 2005년 당국의 허가를 받아 건립을 추진했으나 재정 확보의 어려움으로 남측 민간단체에 도움을 요청함.
· 만경대구역 제2구역병원은 어린이 전문병원으로 어린이 80%, 성인 20% 진료를 상정해 추진함.
· 어린이(17세까지)를 주요하게 치료하게 할 예정이나 병원 주변의 성인 환자들도 치료 가능한 50베드 규모로 상정. 의사 등 보건의료인은 40명(간호사 등 보장성원까지 70~80명 규모) 정도로 상정.
· 만약 지원본부가 만경대 제2구역병원을 맡겠다고 하면 벽체까지는 쌓고 멈추게 할 예정이고, 그 뒤 지원본부가 지붕재, 창호, 문, 마감재 등을 추진해 줬으면 함. 지원본부가 건물 신축을 담당했던 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북측이 골조공사를 하고 지원본부가 현대적 물자로 마감을 담당했으면 함.
· 전체 예산 규모는 약 20억 원이 예상되며 2007년 상반기 중에 철도성병원 마치고, 6개월 내로 만경대구역 어린이병원을 끝마쳐 어린이들의 진료가 가능했으면 함. 주민들이 많이 불편해하므로 빨리 추진되길 희망함.


북측은 조속히 사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철도성병원이 2007년 말에야 사업이 마쳤습니다. 이후 2007년 11월 ‘철도성병원 의료설비 기증식’ 대규모 방북 때 만경대 제2구역병원 건설 현장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 1층 골조 공사 도중 멈춘 현장과 주거지역에 둘러싸인 병원 경관(2007년 11월)

현장을 보고 남쪽으로 돌아와 2008년도 신규사업으로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고, 어린이 지원이라는 지원본부 정체성과 약 20억 원 규모를 3년 기간에 추진할 수 있다는 규모의 적합성에 대한 판단을 거쳐 2007년 11월 29일 이사회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개성에서 합의문에 수표 하는 모습(2007년 12월)

병원 신축 건설 과정


2007년 11월 건설 현장을 방문했을 때 북측의 백두산건축설계사무소에서 설계한 병원 설계도면을 받았고 설계도면에 의하면 <만경대어린종합병원>은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연건축면적 2,790㎡(930㎡*3층, 약 845평)이었습니다. 병원에는 소아과 진료실 2개, 구강과, 방사선과, 소아과, 고려과, 내과, 소수술실, 검사실, 약제실, 고려치료실, 위생방역실, 소규모 제약 생산 시설을 갖추고 50~60개의 병실을 운영할 수 있는 의료시설을 상정하고 있었습니다.남쪽으로 내려와 건설 관련한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아 세부 실행 계획서를 완성해 2008년 1월 23일부터 26일까지 평양을 방문해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했습니다. 지원본부는 남측의 건설 전문가에게 조언을 받은 보구조 설계도면을 전달하고 일부 수정 사항에 대해 우리 측 안대로 조정해 줄 것을 요청했고 설계도면 확정을 위해 2008년 2월 중 개성에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남과 북의 역할을 명확히 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역할 분담을 결정했습니다.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남과 북의 역할 분담 내역(2008년 1월 25일)>

1. 병원 골조 공사는 북측에서 진행.
2. 2층~3층의 보에 소요되는 철근과 휘틀(거푸집)은 남측에서 제공.
3. 변전실의 변압기는 북남 간에 상호 노력한다. 변압기에서 전기실(주파수변환기)까지 80~100m의 전설(120Ω)은 남측에서 제공.
4. 병원 내부 공사는 복도 및 계단의 화강석을 제외한 자재는 남측에서 제공.
5. 건물 내부의 상하수도 배관 자재 및 도기류․수전은 남측에서 제공.
6. 건물 내부의 전기 공사에 관련된 자재는 남측에서 제공.
7. 1층~2층 난방 관련 기기는 전기 히터 방식의 방열기를 남측에서 제공. 3층 입원실의 난방 코일은 북측에서 진행.
8. 지붕재는 남측에서 제공.(골조 자재 제외)
9. 건물 내부 단열재와 외부 마감재(드라이비트)는 남측에서 제공.
10. 단창호(수지 창호)는 남측에서 제공.
11. 병원 마당 포장재는 북측에서 진행.

   

▲ 북측 건설 담당자들과 협의 모습(2008년 1월)

2008년 2월 21일, 개성에서 구조설계도면에 대한 확정과 이 도면을 토대로 지원할 물자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고 최종적으로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지하에 설비시설을 두고, 소아과, 산부인과 등 11개 과와 43병상 입원실을 갖춘 병원을 짓기로 결정했습니다. 이후 병원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12차례의 건축 물자 북송과 이에 대한 설치 및 기술이전을 위해 7차례 현지 방문과 2차례의 개성 실무 협의를 진행했고, 2009년 4월 병원 건물을 완공할 수 있었습니다. 총 건축 관련 공사비는 7억여 원이 소요되었습니다.

 

진료를 위한 의료장비 등의 기증 경과

▲ 3층까지 골조 공사를 마친 모습 및 기술 이전 모습(2008년 7월)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건설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북측과 함께 병원 운영 계획에 대해 논의를 했습니다. 특히 2008년 10월 공사 진척율이 70% 이상임을 10월 초 확인 뒤, 10월 15일∼18일까지 남북 보건의료인 간담회를 위해 보건의료인 등 15명이 현지를 방문해 건물 완공 이후 병원을 대략적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이고, 어떤 의료장비가 필요한지 논의했습니다.평양 현지에서 남북 보건의료인 간담회를 하기 전에 지원할 의료장비 및 의료용 소모품을 결정하고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의료 장비 등의 기증을 위한 기술 자문단’ 구성해 3차례의 간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기술 자문단은 2008년 8월 30일 1차 간담회를 진행해,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건립에 대한 경과보고와 설계도면을 통해 어떤 과가 어디에 위치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통해 병원의 이해도를 높였고 그동안 북측이 상정하고 있는 병원 운영 계획에 대한 보고와 이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 남북 보건의료인 간담회 개최(2008년 10월)

9월 27일 2차 간담회를 통해 10월 남북 보건의료인 간담회에 전달할 우리 측의 물자 리스트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고, 10월 15일부터 18일까지 평양 현지에서 남북 보건의료인 간담회를 통해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에서 부원장으로 활동할 김영길 부원장에게 직접 병원 운영 계획과 각 과 및 실에 대한 의견과 요청 사항을 청취했습니다. 이 남북 보건의료인 간담회 결과를 토대로 12월 5일 3차 기술 자문단 간담회를 통해 남측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 운영진을 구성했고, 최종 물자 리스트를 확정했으며, 전체적인 지원 계획을 결정했습니다.

남북 당국 간 경색으로 비정상적 사업 추진

2009년 2월 평양 방문을 통해 건축과 관련한 최종 점검을 했고, 자문단 간담회를 통해 결정된 지원 계획에 대한 설명을 했습니다. 북측에서 제기되었던 추가 건설 물자를 3월에 북송한 뒤 본격적인 의료장비 등의 물자 북송을 위해 공개입찰을 통한 물자 구매 절차를 밟았습니다. 하지만 4월 북측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5월 2차 핵실험으로 인해 모든 물자 반출 및 현지 방문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습니다.
2008년 이명박 정부가 출범되면서 인도적 지원이 위태롭게 진행되었으나 10년 이상 추진된 인도적 대북지원이 정세로 인해 완전히 막힐 것이라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다. 이전 정부에서도 서해교전 및 미사일 발사와 같은 사건은 있었으나 민간단체의 물자 북송이나 현지 방문이 완전히 막힌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지원본부는 의료장비 반출을 위해 통일부에 지속적으로 물자 반출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의료장비는 절대 반출될 수 없다는 답변만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장비는 정세가 풀린 이후 북송을 하고, 반출이 가능한 의료용 소모품과 완제의약품을 중심으로 6월부터 물자 반출을 추진했습니다.

▲ 외부 도장 공사와 내부 공사를 최종 마친 병원 건물 모습(2009년 9월)

2009년 완제의약품, 의료용 소모품을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물자 북송을 추진했고, 2010년 초에는 2009년 말에 인천항에 의료장비를 갖다 놓고 통일부에 지속적으로 요청을 해 인천항에 있는 물자들에 한해 한시적으로 물자 반출 승인이 났고, 일부 의료장비에 대한 북송이 추진되었습니다.

 

▲ 북송된 물자 확인하는 모습(2010년 2월

하지만 2010년 3월 천안함 사태가 발생했고, 남측 정부의 5.24 조치가 발표되어 2011년까지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에 물자를 북송할 수 없었고,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매해 1차례의 의료용 소모품 및 의약품을 중심으로 물자를 반출했습니다. 2012년 엑스레이 장비가 승인이 된 것은 의료장비 중 엑스레이는 기본 진료 장비라는 지속적인 설득의 결과였습니다.


그동안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에 2009년과 2010년에 각 3차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각 1차례 씩 10차례의 의료 물자 북송이 추진되었고, 3차례의 평양 현지 방문과 6차례의 개성 및 중국 심양에서 실무협의를 진행했습니다.

▲ 엑스레이 기술이전 모습(2013년 8월)

약 5년 동안의 기간에 <만경대어린이종합병원>에 물자를 보내려고 노력했고, 수술실 물자 외에는 계획했던 물자들이 북송되었습니다. 하지만 2014년 7월 개성에서 만난 북측 참사는 인도지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박근혜 정부와는 어떠한 사업도 할 수 없다고 천명한 뒤 2015년 현재까지 수술실 물자를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5년 전쟁 위기까지 겪으며 8월 24일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있었고 공동보도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12월 합의서를 맺고 2008년 병원 건물 완공, 2009년 의료물자 북송을 마감으로 준공식을 하려고 했던 약속이 5년 넘게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어린이 인구 유입이 많이 병원을 빨리 건설해 달라던 북측의 요청이 아직도 절절히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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