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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히로시마 평화선언(전문)

"핵무기는 절대 악이다." 박찬호l승인2015.08.08l수정2015.09.2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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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시는 8월 6일에 원폭사망자에 대한 추모와 함께 핵무기폐지와 세계영구평화 실현을 염원하면서 평화기념식을 열고, 히로시마 시장이 세계를 향해 [평화선언]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 평화기념식이 열리는 원폭돔앞의 기념식장

히로시마, 나가사키의 비참한 체험을 두번 다시 세계인들이 경험해서는 안 된다는 점과, 핵무기를 지구상에서 없애고, 평화가 언제든 지속될 수 있는 세계를 달성하기 위한 염원으로 매년 평화선언을 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평화선언에는 최근 일본내에서 쟁점이 되고있는 전쟁법안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를 비판하는 의견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선언내용은 음미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평화선언 발표하는 마츠이 시장

 

히로시마 평화선언

우리 고향에는 오순도순 같이 생활한 가족들, 인정 넘치는 이웃사람들, 계절마다 다채로운 축제,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전통문화나 건물, 아이들이 뛰어놀던 개천이 있었습니다.

1945년 8월6일 오전 8시 15분, 이 모든 것이 한발의 원자폭탄으로 파괴되었습니다. 버섯구름 밑에는 서로 껴안고 검게 타버린 엄마와 아이, 무수한 시체가 떠다니는 강, 불에 타 무너진 건물, 수만 명의 사람들이 화염에 타버리고, 그해가 저물 때까지 14만 명이나 생명을 빼앗겼으며, 사망자 중에는 조선인이나 중국, 동남아시아 사람들, 미군포로 등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고통스럽게 생명을 연장한 사람들도 인생 자체가 크게 일그러지고, 심각한 심신 후유증이나 차별, 편견으로 고생하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살기위해 도둑질과 싸움을 밥먹듯했던 아이들, 어린 나이에 원폭 고아가 되버리고 지금도 혼자서 살아가는 남성, 피폭자라는 것이 알려져 이혼할 수 밖에 없었던 여성 등 아직도 고통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히로시마를 보상하라!” 이것은 고향이나 가족, 몸도 마음도 원래대로 되돌려달라는 피폭자의 비통한 절규입니다.

히로시마현 생산품 전시관으로 개관하고 나서 100년, 피폭으로부터 70년입니다, 역사의 증인으로서 지금도 히로시마를 바라보고 있는 원폭 돔 앞에서 모든 분과 함께 다시 한번 원폭피해의 실상을 알리고, 피폭자의 염원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세계는 아직도 15,000기가 넘는 핵무기가 남아 있고, 핵보유국 등의 정치가들은 자국 중심적인 사고에 빠진 채, 핵을 이용한 위협적인 언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한 핵전쟁이나 핵폭발로 연결될지 모르는 수많은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하고 있고, 테러리스트가 이용할 우려도 남아있습니다.

핵무기가 존재하는 한, 언제 누가 피폭자가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다시한번 피해가 발생한다면 국경을 뛰어넘어 무차별적으로 확산될 것입니다. 세계 속의 모든 분들은, 피폭자의 말과 히로시마의 염원을 확실하게 받아주시고,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당시 16세였던 여성은 “가족, 친구, 이웃과 화목하게 지내고, 더 큰 화합을 길러나가는 것이 세계평화로 연결된다. 이해와 온정, 연대. 논리가 아니라 몸으로 느껴야만 한다.”고 호소합니다. 당시 12세였던 남성은 “전쟁은 어른이나 아이에게 모두 똑같은 비극을 초래한다. 이해하고, 위로하고, 다른 사람과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평화의 원점이다.”고 강조합니다.

고통과 비극의 상황 속에서도, “증오”나 “거부”를 뛰어넘어, 절절이 솟구쳐 나온 비통한 메시지입니다. 이런 마음에는 인류의 미래를 내다보는 “인간애”와 “관용”이 있습니다.

인간은 국적이나 민족, 종교, 언어의 차이를 극복하고, 함께 지구에서 생활해야 하는 단 한번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함께 산다.”는 이유로, “비인도성의 극한” “절대악”인 핵무기의 폐지를 달성하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행동을 지금 시작해야합니다. 이미 청년들이 서명이나 투고, 행진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하였습니다. 함께 더 큰 물결을 만들어봅시다.

피폭 70년을 맞이한 올해, 피폭자의 평균 연령은 80세를 넘어섰습니다. 히로시마시는 피폭의 실상을 보존하고, 세계속에 확산시켜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면서, 가입한 도시가 6,700곳을 넘은 평화 대표회의의 대표로서, 2020년까지 핵무기 폐지와 핵무기금지조약의 협상개시를 향한 세계적인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강한 결의로 전력을 쏟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의 정치인들에 대한 요구는 “인류애”와 “관용”을 기초로 해서 국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신뢰를 기초로 하여 무력에 의존하지 않는 폭넓은 안전보장의 틀을 만들어내야만 하겠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내심을 갖고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본헌법의 평화주의가 나타내는 진정한 평화를 향한 지름길을 세계 속에 확산시켜야 하겠습니다.

내년 일본의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국정상회담, 그에 앞서 히로시마의 외무장관 회담은 핵무기폐지를 향한 메시지를 발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치인들께서는 모두 피폭지를 방문하시고, 피폭자의 염원을 직접 듣고, 피폭의 실상을 체험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핵무기 폐지조약을 포함하는 법적 장치 실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만 하는 확신으로 연결될 것입니다.

일본정부에게는 핵보유국과 비핵보유국의 가교역할을 맡아, 논의의 물꼬를 트는 주도적인 역할을 기대 하면서, 동시에 히로시마를 논의와 발신의 장으로 삼도록 제안드립니다. 또한 고령이 된 피폭자를 비롯, 지금 이 순간에도 방사선 영향으로 고생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의 고통에 다가설 수 있는 지원 대책을 충실하게 하고, 특히 “검은비 강우지역”확대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우리들은 원폭희생자의 영전에 마음깊이 애도의 뜻을 올리면서, 피폭자를 비롯한 여러 분들이 지금까지 핵무기폐지와 히로시마 부흥에 전 생애를 쏟아 오신 점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세계속의 여러분들께도 새로운 결의로서, 함께 핵무기폐지와 세계영구평화 실현을 향해 온 정성을 다해주시기를 호소합니다.

2015년 8월6일

히로시마 시장 마츠이 가주미(松井一實)

▲ 원폭위령비에서 원폭으로 사망한 희생자를 추도하는 장면

 

 

박찬호  bluepol62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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