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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방충망 ‘어벤져스’ 봉사단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던 순간 녹색병원l승인2015.07.21l수정2015.09.20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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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방충망 ‘어벤져스’ 봉사단

글_ 김래혁(재활센터 물리치료사) 

두려움이 자신감으로 바뀌던 순간 

녹색병원에 입사한지 벌써 10년이다. 소외된 이웃에 대한 사랑과 사회공헌을 중시해 온 녹색병원의 직원이라면 누구나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여름. 지역 내 저소득가구 방충망달기 자원봉사 모집 공고가 원내 게시판에 올라왔다. 내게는 안 좋은 기억이 있어 두려웠던 방충망 달기. 첫 번째 방충망 봉사 때는 갑작스런 날씨 변화로 폭우 속에서 작업을 했고, 두 번째는 폭 넓이 40센티미터 남짓한 공간에서 작업을 하던 중 쥐를 만나 놀란 나머지 담에 걸린 경험마저 있기 때문이다. 그런 두려움도 잠시. 날짜별 신청자 명단을 보고 강력한 자신감이 솟아났다. 내가 가려던 날짜에 재활센터 박성진, 진선호 선생님 이름이 보였다. 두 동료는 ‘방충망 봉사계의 전설’이다. 박성진 선생님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작업의 전체 그림을 그리는 계획가이다. 진선호 선생님은 타고난 운동신경과 강력한 허벅지 힘을 장착한 철거의 대가이다. “훗, 이번 봉사는 가볍게 끝이겠군!” 

위풍당당, 치밀한 전술로 현장 장악 

봉사 당일, 우리 팀은 지역건강센터에서 준비물과 방문지 주소를 받아들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박성진 선생님은 리더답게 준비물과 식사대책을 꼼꼼하게 챙긴다. 노란 봉사활동 조끼를 맞춰 입은 우리는 마치 ‘어벤져스’(미국의 슈퍼히어로 영화에 나오는 ‘헐크’, ‘아이언맨’, ‘토르’ 등의 영웅 캐릭터 군단)처럼 위풍당당하다. 목적지에 도착하자 박 선생님은 작업 현장 주위를 꼼꼼히 둘러 본 후 일을 의뢰하신 어르신과 접촉한다. 방충망 설치를 원하시는 세 곳 중 두 곳은 난이도 ‘중’이지만, 한 곳이 ‘최고’ 난이도다. 우리 작전은 쉬운 것 먼저, 어려운 건 나중에 처리하는 ‘선이후난(先易後難)’ 전술. 계획한 대로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최고 난이도 한 곳만 남겨둔 상황이다. 

내년에 다시 돌아오리라 

다들 조금 지쳐 보이지만 아직은 문제없다. 원래 붙어있던 방충망을 제거하기 위해 방범창을 분리해야 했다. 역시 시작은 ‘철거의 신’ 진선호 선생님이다. 진 선생님은 좁은 공간에서 마치 헐크처럼 괴력을 쓰고 있다. 이미 허벅지와 엉덩이 부위가 팽팽해져 옷이 찢어질 듯하다. 마지막 짧은 기합을 외치니, 창문을 가리고 있던 방범창이 뜯겨 나간다. 그리고는 우악스런 손길로 남은 방충망을 걷어낸다. 다소 거칠어 보였지만 깔끔하다. 철거의 모범답다. 그리고 미리 재단해 놓은 방충망을 박성진 선생님이 섬세한 손놀림으로 한 코 한 코 꽂아 넣기 시작했다. 이마의 땀은 비 오듯 떨어지고, 어느덧 마무리 단계이다. 

끝났다. 기나긴 작업이 끝이 났다. 우리는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고 주변을 정리했다. 어르신은 매우 만족하신 듯했다. 어르신 표정을 읽은 우리는 서로의 모습에서 ‘보람’을 발견한다. 우리는 내년 이맘 때 모기가 기승을 부리기 전, 다시 모일 것이다.

- THE END -

에필로그 

써놓고 보니 조금 민망한 감상문입니다. 처음 감상문을 쓰려고 했을 땐 참 막막했습니다. ‘보람차다’, ‘뜻 깊었다’, ‘배려’ 등등…. 봉사활동에 관한 감상문은 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봉사의 핵심은 무엇일까?’ 답은 ‘즐거움과 재미’에 있었습니다. 

사실, 입사 초기에는 “무조건 자발적이어야 봉사의 의미가 있지”, “왜 굳이 일을 만들어서 해야 해!” 등등 별의별 생각이 들면서 정말로 하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한 해, 두 해가 지나고 나니 봉사를 할 때마다 뭔가 표현 못할 뿌듯함이 쌓여갔고, 스스로에게 더 당당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차곡차곡 쌓다 보니 봉사는 즐거움, 재미가 되었습니다. 이번 방충망 봉사 역시 가슴에 재미 한 가득 채운 시간이었습니다. 녹색병원 감사합니다!

녹색병원  mediahealth201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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