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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반핵

[신간] 히로시마 피폭의사 히다 슌타로의 반핵 인생 건강미디어l승인2015.07.08l수정2015.10.1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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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반핵

 

저자 히다 슌타로는 28세에 군의관으로 히로시마의 원자폭탄을 직접 경험하고, 이후 원자폭탄에 폭로된 원폭피해자들을 진료해 오면서, 핵무기는 지금까지 인류가 개발한 어떤 폭탄과도 비교할 수 없는 종류의 것임을 절감한다. 대개의 무기가 폭발과 동시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거나 해서 그것으로 더 이상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반면 핵무기는 오히려 그때부터가 문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질적 차별이 있다. 이는 핵무기의 폭탄에서 발생한 잔류방사선에 폭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히로시마나 나가사키에서 폭탄이 터질 땐 없었으나, 이후 가족 등을 찾기 위해 시내에 들어갔던 사람들에게 광범위한 방사능증이 발생했다. 물론 당시 잔류방사선을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들에게 이들의 병은 ‘꾀병’처럼 보이기도 했다. 히다 슌타로가 해명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병이 바로 잔류 방사선과 같은 저농도 방사선에 폭로되었을 때 발생하는 ‘부라부라’병이다. 몸이 나른해지고, 노곤해지며, 아무 일도 하기 싫은 상태가 된다. 아무리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는데, 몸이 쉬 피곤해져서 일 하기 싫어지니 이것이 겉으로만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면 ‘빈둥빈둥’정도가 되겠다. 그러니 사람들이 오해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대인기피가 발생하며, 때론 이를 못 견뎌서 자살까지 한다. 이런 사람들은 공통점이 있었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터질 때는 없었는데, 그 후 며칠이내에 히로시마에 가족을 찾으러 가거나, 일이 있어서 들어간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맨 처음에는 ‘입시피폭’(入市被爆)이라고 했다. 시에 들어가서 폭로가 된 것이다. 잔류방사선에 의한 질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그로부터 30년이 지나서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부라부라병’에 걸린 피폭자들이 있고, 히로시마 원폭으로 발생한 잔류방사선이 원인이라는 것은 알고 있는데, 방사선의 어떤 물질에 의해서, 어떤 기전으로 질병이 발생한 것인지는 모른다. 이것이 핵폭탄의 비극이다.

인류는 핵폭탄으로부터 파생되는 소위 방사능 후유증에 대해 어떠한 대책도 없다는 점, 아니 지구라는 행성의 땅속에서 핵물질을 분리하여 핵폭탄을 제작하는 순간 더 이상 이것을 안전하게 보관하거나 이동하거나 관리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할 뿐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예로부터 핵무기를 국가안전보장의 핵심으로 생각하는 세력은 원자력이 안전하고 깨끗하며,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가능하게 한다고 주장하면서, 마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가능한 것처럼 눈속임을 해 왔다. 그러나 실상은 미국의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는 전부 원자력 발전소를 통해 핵물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 한번 사고가 발생하면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했을 뿐이다. 우리는 아직 핵물질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상태임을 입증했을 뿐이다. 핵물질이 폭탄이건 원자로이건 본질은 같다. 인류를 파멸로 이끌며, 파국을 초래할 뿐이다.

히다 슌타로는 이러한 핵물질을 없애기 위하여 핵물질을 옹호하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정체를 끝까지 확인하고, 정치 사회 운동의 필요성을 자각하면서 99세인 지금도 직접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있다. 진정한 인권은 모든 사람이 세상에서 유일한 단 한사람이며, 절대 다른 사람이 대신할 수 없는 존재임을 자각하는 것이고, 이러한 자각은 핵물질과 도저히 양립할 수 없다는 점, 핵 없는 세상은 인권의 자각 속에서 구체화할 수 있음을 드러내고 있다. 이 책은 히다 슌타로라는 의사의 개인적인 경험을 기록한 것이지만, 실제 내용은 세계 반핵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성과를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끝끝내 포기할 수 없는 것, 인간의 생명, 생명의 존엄성을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만 하는 내용을 전달한다. 책의 원래 제목이 [히다 슌타로가 말하는, 지금 어떻게 해서든 전달해두고 싶은 것 - 내부피폭과의 투쟁, 자신의 생명을 살리기 위하여]인 것이다.

책의 구성은 서장, 제1부, 제2부, 마무리 장으로 분류되어 제1부에서는 히다 슌타로 선생의 학창시절과 군의관시절, 히로시마의 원자폭탄 경험과 피해자 치료, 인류가 경험하지 못했던 잔류방사선에 의한 원폭증 치료를 위한 노력과 결국 미국에서 스턴글라스라는 전문가를 만나는 과정 등이 주로 나온다. 제2부에서는 히다 슌타로 선생이 본격적인 반핵활동에 뛰어들면서 일본과 독일에서 겪은 경험들, 일본과 독일에서 나타난 반핵운동의 논리와 실상에서부터 결국 반핵은 반원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내용들, 1970년대 이후 전 세계의 방사선 누출 사고나 이에 대한 인류의 대응 등이 압축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독자들은 길지 않은 내용을 통해서 세계반핵운동사를 비롯한 각국의 방사선 폭로사고 등의 대응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다. 히다 슌타로 선생의 글은 친숙한 표현과 일상적인 언어로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서술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찌 보면 진정한 전문성은 전문적인 내용을 쉬운 용어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통해서 한국의 반핵운동이나 핵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 :  히다 슌타로(肥田 舜太郞),
         오쿠보 겐이치(大久保賢一)
  번역 :  박찬호
  출판사 : 건강미디어협동조합
  반양장/ 신국판/ 216쪽/ 값 12,000원
  ISBN 979-11-952499-3-0
  초판 발행일 2015년 7월 1일

 

저자 소개

히다 슌타로(肥田舜太郞)

1917년, 히로시마 출생. 1944년, 의사로서 히로시마 육군병원에 부임. 다음해 1945년 8월6일 원폭투하로 인하여 자신도 피폭을 경험하면서도 곧바로 치료활동에 임했다. 6,000명 이상의 피폭자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부라부라병’으로 불리는 증상이나, 내부피폭의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발언했다. 또한 피폭의 실상을 알리고, 핵무기 폐지를 호소하는 활동에도 참여했다. 2011년 3월11일 이후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발언하는 것 외에도, 자신의 경험이나 내부피폭에 대해, 또한 생명을 살리는 방법 등에 대해, 전국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저서로 [히로시마 나가사키를 세계로], [히로시마에서 살면서](이상, 아케비쇼보), [히로시마가 불타버린 날 증보신판](에이쇼보), [내부피폭의 위협](공저, 지쿠마신쇼) 등이 있다.

오쿠보 켄이치(大久保賢一)

1947년, 나가노 출생. 변호사. 일본반핵법률가협회사무국장. 저서에 [헌법르네상스와 자유와 평화를 요구하며](이콜리티), [체험일본헌법], [일본헌법으로부터의 편지-어머님께 삼가 아룁니다. 안녕 아동여러분], [호헌론 입문 - 힘내라 일본헌법], [헌법과 평화를 생각한다. - 지금 왜 요미우리 ‘개헌시안’인 것인가 (시리즈 세계와 일본21)](공저) (이상 가큐슈노도모샤)

역자 소개

박찬호

한신대 기독교교육과를 졸업하고 중랑구 면목동의 녹색병원에서 원무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차별 없는 평등의료](건강미디어협동조합)라는 전일본민의련의 활동사에 대한 책을 번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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