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 2023.11.27 월 14:22

고문에 참여한 의사들은 어디에?

국가가 자행한 감금과 인권유린의 역사 (3) 백재중l승인2015.04.05l수정2015.04.2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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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문은 인간의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황폐화시키는 무자비한 폭력이다. 우리나라 근대화 과정 곳곳에서 고문의 어두운 그림자를 확인할 수 있다. 고문은 은밀한 곳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실상을 전부 추적하여 밝히기는 어렵다.

일제 시대에는 고문이 효과적인 식민 통치 수단의 하나였으며 해방 후에도 군사 독재 정권이 막을 내릴 때까지는 비슷한 역할을 담당한다. 박정희, 전두환 정부 시절 고문의 공포는 통치를 위한 중요한 수단 중 하나였다.

2011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인권의학연구소에 용역을 줘 조사한 <고문 피해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는 고문 과정에서 의료인의 참여 부분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고 있다. 

고문 과정에서 의료인의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가 조사 대상자 213명 중에서 24.4%인 52명이었다. 조작간첩사건의 경우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시국사건이었으며 비시국사건의 경우는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1970년대 이전과 1990년대에는 약 30%, 1980년대는 약22%  정도, 2000년 이후에도 한 건이 있었다.

고문 과정에서 의료인이 취한 조치들로는 간단한 외상 치료, 고문 과정에서 난 상처 봉합술 시행, 전기 고문 진행 중 의료인이 참석하여 의식 상태 확인하고 주사를 하거나 혈압 측정, 투약 등의 행위를 하기도 하였다. 고문 현장에 들어 온 의사가 피해자와 아는 사람이어서 바로 현장을 떠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고문 과정에서 의료인의 개입은 국제법과 의료계가 모두 금지하고 있다. 1975년 세계의사회의 도쿄선언은 "의사는 고문이나 그 밖의 잔혹하고 비인간적이며 모욕적인  대우가 가해지거나 이런한 행위를 가할 것이라고 위협하는 어떠한 과정에도 가담해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고문 가해자들의 요청에 의해 의료인이 고문 피해자들을 진료하는 것은 고문이 지속되게 하거나 고문의 증거를 은폐해서 고문을 돕거나 방조하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백재중  jjbaik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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