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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라

건강미디어l승인2015.03.22l수정2015.04.1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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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동성명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할 권리를 보장하라!

 

세월호 참사를 겪은 지 1년이 다가오고 있다무고한 생명의 희생을 바라보며우리는 막을 수 있었던 참사의 아픔에 고통 받았다세월호 승무원들이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사업주에게 안전교육을 요구하고 승선을 거부할 수 있었다면적재량을 초과하는 화물과 안전장치 미비에 대해 관계당국에 신고하고 승객을 포함하여 자신의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출항을 중단하고거부할 수 있었다면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고 말이다이를 통해 우리는 생명의 존엄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보다 위험에 맞닥뜨린 노동자가 스스로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인 작업중지권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깨닫게 됐다.

 

그러나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 13일 발표한 산업안전보건법 일부 개정안은 이런 교훈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에게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상황에 대해서 사업주에게 작업중지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주는 이를 따르도록’ 하기 위해서 라고 개정이유를 밝히고 있으나실질적인 개정 내용은 작업을 중단하고 대피한 노동자에게 불이익 처우를 할 경우 과태료 부과에 불과하며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는 건드리지 않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26조는 작업을 중지할 조건을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을 때로 제한하고 있다그래서 노동자 스스로 산업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작업을 중지하면사업주가 사람이 다치거나죽지 않았기 때문에 급박한 위험이 아니었다며 작업을 중지한 노동자에게 징계나 고소·고발을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당장 사람이 죽거나다치는 등의 사고나 위험이 발생하지 않으면 위험을 감수하도록 강제하는 현행법의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에 대한 개정의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제기되어 왔으나정작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고용노동부는 눈을 감아 버렸다.

 

노동부는 개정안에서 사업주가 산업재해 발생 위험과 관련해 충분한 안전·보건상의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노동자가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한다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의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를 신고하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당연한 권리이다이미 산업안전보건법 52조에서 노동자가 이 법을 위반한 사업주를 신고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신고한 노동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이번 법 개정으로 인한 실질적인 이득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산업재해 발생 위험이 있다면노동자가 스스로 작업을 중지하고 대피하는 것은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권리이다노동자가 사업주에게 안전 보건 조치를 요구하거나지방노동관서에 신고하는 것은 모두 그 다음 문제다그러나 현재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의 작업중지 의무를 부과하고 있을 뿐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을 명시하지 않고 있다자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노동자에게 필요한 것은 강화된 작업 중지 요청권이 아니라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작업중지권이다.

 

산재 발생 위험 때문에 작업을 중지했던 노동자들이 회사 측의 고소고발과 징계로 고통 받고 있다위험한 작업을 떠맡는 하청노동자들은 작업중지권은 그림의 떡이라고 자조한다당장의 목숨 줄인 밥줄(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일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야 한다고용노동부는 허울뿐인 수사를 걷어치우고노동자가 작업중지권을 행사하고 스스로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법 개정안을 마련하라.

 

2015년 3월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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