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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사고는 왜 반복되는 것일까?

경기시흥촛불l승인2015.03.19l수정2015.03.3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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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적단속규제 완화와 업무의 민간위탁, 그리고 관리비 보조금 감축
서해훼리호 침몰사건 이후 김영삼 정부는 이전에 아무 관리체계도 없던 상황에서 그나마 여객선안전규제를 정비하며 해양안전업무를 해운항만청에서 해양경찰청으로 이관하고, 과적•과승을 감시할 운항관리자를 90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김영삼 정부는 업무 일체를 정부 책임하에 두지 않고 정부보조금을 주며 한국해운조합이라는 민간단체에 위탁해버린다. 한국해운조합은 2,000여 여객선사가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선사들의 이익단체이기에 여기에 안전업무를 전적으로 위탁시킨 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과 같으며, 실질적으로 한국해운조합은 과적을 근거로 어떤 선박의 운항을 정지시킨 사례가 한번도 없었다. 
서해훼리호사건이 잊혀져 가자 정부는 운항관리자 보조금을 줄이기 시작해 2005~2010년에는 아예 한 푼도 지급하지 않는다. 그 결과 예산 부족으로 2010년 운항관리자는 62명으로 감축한다. 2011년부터 보조금을 조금 인상하지만 운항관리업무의 재원으로 마련했던 여객운임수수료 부과율을 낮춰 관리업무의 재원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면서 선사들의 수입을 늘려주었다. 

선령제한 완화와 검사/인증업무의 민간위탁, 점검대상 축소
2008년 국토해양부는 선박 및 운항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완화할 경우 선사기업이 연간 약 200억 원씩 비용절감을 통한 이익을 볼 수 있다며 규제완화를 개선과제로 채택했다. 다음 해인 2009년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대로 해운법시행규칙은 개정됐고, 선령제한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된다. 
법이 개정되자 선사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15년 이상 된 노후선박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중고수입선박 중 15년 이상 된 배의 비중이 20.4%에서 63.2%로 급증). 사들인 중고 수입 여객선 중 절반 이상을 허술한 규제의 틈을 이용해 다양한 방식으로 개조•증축하였다. 
이러한 중고선박이 세월호와 같은 이름으로 정상적인 운항을 할 수 있도록 선박을 검사하고 문제없다고 인증해주는 곳도 역시 국가기관이 아니라 한국선급이라고 하는 민간단체이다. 이 단체도 비영리사단법인이므로 공식적인 국가기관으로는 지정되어있지 않아 정부와 국회의 별다른 감독과 감시를 받지 않는다. 대신 주요 임원의 상당수를 해양수산부의 고위관료 출신들이 장시간 독점해왔다. 
게다가 해양경철청은 2011년 여객선안전관리지침을 개정해 반년마다 해야 하는 노후여객선 특별점검대상 선박을 15년에서 20년으로 완화한다.

선사와 선주의 책임 완화와 비정규직 비율의 증가
이전에는 선장이 운항 시 과적•과승을 하면 선박소유자에게도 벌금형을 부과되었다. 대부분의 과적•과승이 선주 및 선사의 압력 때문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9년 ‘사업주의 경영의욕을 떨어뜨린다’며 ‘선사의 최고경영자나 실소유자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되며 연안여객 선사 및 선주에 대한 양벌규정이 완화되었다.

처벌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 이후 선사들은 이윤추구에 더욱 골몰하기 시작했다. 선박을 운행하고 관리하는 일 등 훈련을 통해 숙련과 책임이 필요한 업무조차 비정규직을 주로 고용하게 된 것이다. 2014년 현재 연안여객 선원 802명 중 602명(75%)이 비정규직인 실정이다. 

국가의 구조업무 민영화
이번 참사에서 국민을 가장 분노케 한 것은 침몰한 세월호의 승객들을 구조하는데 해경이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해경은 구조가 자신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미 2012년부터 해양사고 발생시 필요한 구조활동이 민영화 되어 왔다. 구조 업무가 민영화 되어 있다는 것은 국가의 해양사고에 관한 구조체계가 사실상 무력화되었다는 뜻이다.
2012년 수난구호법의 개정으로 수난구호협력기관 및 수난구호민간단체가 해경과 협조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었다. 개정된 수난구호법에 따라 해양구조업무에서의 민관협력 및 민관위탁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조선사, 해운사, 민간구난업체 등으로 구성된 비영리사단법인 한국해양구조협회가 설립되었다. 세월호 사건의 구조 업무 일체를 위임받은 ‘언딘’의 대표는 전직 해경 간부들과 함께 협회의 부회장을 맡고 있었다.   

정부는 안전규제를 완화하여 책임을 회피하고, 기업주는 이익을 늘렸다. 
대신에 그 모든 비용과 증가된 위험은 국민이 떠안았다

그간 국가는 각종 규제를 완화한 것과 더불어 구조 업무마저 비용과 효율성의 논리로 민간에 넘겨버렸다. 그 결과 비용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애초의 주장과는 달리 생명의 존엄성은 무시되었고, 구조는 이해관계 앞에서 뒷전으로 밀렸으며, 국민이 내는 세금은 공공영역에 투여되기 보다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국가의 재난구조 지휘체계는 무력화되었다.
세월호 참사 앞에 우리 국민은 좌절했다. 그날 이후, 우리 모두는 이 사회가 그날 이전과는 달라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었다. 그러나 국가가 공공의 제 역할을 되찾고, 기업은 규제를 받고, 노조와 시민이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를 통해 제대로 감시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내지 못하는 이상, 참사는 다시 반복될 것이며, 세월호는 끝날 수가 없을 것이다. 

경기시흥촛불  siheung.cand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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