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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나무가 만난 사람] 지리산을 닮은 소녀, 생명을 품다 - 조산사 류정미

김종필l승인2015.03.12l수정2015.04.24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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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지리산을 보고그 안에서 뛰놀며 자랐다생명의 산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지리산 품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그가 생명에 대해 관심을 갖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였다.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예요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두면서 조금만 도와주면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나오는 게 출산이거든요.”

 

지난 24, ‘우리동네 커뮤니티카페 더숲에서 만난 조산사 류정미님은 인터뷰 내내 생명과 자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경남 함양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진학한 그는 딱히 엄마가 보고 싶은 것도고향이 그리운 것도 아닌데 이유 없이 기운이 달리고 힘이 없을 때가 있었다그럴 때마다 함양에 내려가 지리산 정기를 받고 오면 괜찮아지곤 했다며 지리산과의 연을 설명했다.

 

 

조산사라는 조금은 특이한(?) 직업을 가지게 된 것도 생명에 대한 남다른 감수성 때문이었다.

간호학과로 유학을 온 그는 대학 3학년이던 2002모 대학병원으로 나간 첫 분만 실습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한다.

한 산모가 아이를 낳고 있는데 주치의가 외래진료 중이라는 이유로 덩치가 큰 남자 레지던트가 산모의 산도를 막고 아기가 나오는 것을 지연시켰던 것한참 후에 등장한 주치의는 회음절개에 이어 곧바로 흡입기로 아이를 꺼냈다고 한다이어 주치의가 산모에게 한 말이 가관. “이 애는 당신이 낳은 게 아니라 내가 낳아준 애다.”

충격을 받은 실습생은 수간호사에게 따지듯 질문했지만 수간호사는 아무런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고 한다.

그 길로 그래아이내가 받는다.’는 결심을 했어요대학을 졸업하고 당시 거의 유일했던 조산사 훈련 기관인 부산의 일신기독병원에서 1년여 간 혹독한 수습과정을 거쳤습니다.”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수습과정을 거친 그는 제일병원과 모 조산원에서 다년 간 근무했고학술적인 깊이를 갖추기 위해 여성건강간호학 석사도 취득했다.

 

아이를 키우느라 조산사 일을 잠시 미뤄뒀던 류정미님은 6월 8일 조산원 개원을 앞두고 정신이 없다조산원 이름은 자연주의 조산원이라고 지었다.

출산은 의사나 엄마가 하는 게 아니라 아이가 하는 것이라는 류정미님은 새로 태어나는 아이를 위해 값비싼 선물을 준비하는 경우가 많은데요아이를 위한 최고의 선물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하는 자연주의 분만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느티나무 의료협동조합(이하 느티나무’) 조합원으로 가입하게 된 계기를 묻자 한살림에서 같이 퀼트를 하는 분이 모임에서 지속적으로 느티나무에 대해서 얘기를 해줬어요생각해 보니 느티나무가 추구하는 것과 자연주의 출산이 추구하는 게 근본적으로는 하나더라고요라며 둘 모두 생명과 자연을 존중한다는 점을 새삼 일깨웠다.

류정미님이 느티나무에 처음 등장할 때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대부분 혼자 오는 경우가 많은데 남편과 함께 큰 아이는 손을 잡고작은 아이는 품에 안고 나타났던 것.

회의 장소에 들어갔는데 사람 하나하나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아우라 같은 게 보여서 좋았어요그러면서도 솔직히 이게 될까?’ 하는 의문이 조금 들기도 했어요.”라면서도 그렇지만 진짜 됐으면 좋겠고내가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면 더 좋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느티나무에 바라는 점을 묻는 질문에는 “‘으쌰~으쌰~’ 잘해서 얼른 우리 병원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활짝 웃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조산사 협회 일을 보기 위해 바쁜 걸음을 옮겼다.

 

<이 글은 느티나무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소식지에 실린 글입니다.>

 

김종필  philodad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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