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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료 사업의 경험 (2)

인의협 대우재단 삼도의료사업 박태훈l승인2015.03.05l수정2015.03.16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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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운동과 사업 사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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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의협은 그동안 보건의료운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당시 우리사회의 사회구조적 문제에 기인했던 인권의 문제, 사회적 약자의 건강 문제, 노동 환경 문제, 의료제도 개선 문제 등에 관여하고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왔다.

  •   인의협의 사업은 크게 대별하자면 첫째가 사회적 약자와 국민 건강을 위한 올바른 의료개혁, 둘째 국내외적으로 우리시대가 당면한 보건의료 사각지대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의료지원 사업, 세 번째가 이런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할 수 있는 재원 사업일 것이라고 본다.

  •   1998년경 IMF 상황 직후 인의협의 사업은 몇가지 방향에서 고민했던 것 같다. IMF상황은 중산층의 대거 몰락 및 양극화를 가져왔고, 길거리에 노숙자로 전환된 중산층 서민층을 우리는 만나야 했다. 당연히 노숙자 진료가 시작되었고, IMF위기를 가져온 것은 한국 내부의 경제정책의 취약성에 기인했지만, 외부적 음모, 이를테면 국제금융자본의 공격으로 볼 수 있는 증거들이 많이 나왔다. 지금도 경제부처에서 외환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려 하는 것도 금융자본과 헤지펀드 등에 약점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   필자도 IMF 직전에 의원의 운영자금으로 은행에 빌린 자금에 대한 연 이율 25%에 가까운 고리를 부담했었던 기억이 있다. 외환보유고에 따른 지불능력에 따라 국가별 환리스크가 발생될 수 있고, 이와 연관하여 환차익을 노리는 엄청난 규모의 헤지펀드는 국가의 존망까지도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경험했다.

  •   이러한 경험들은 운동가들이 변화하는 사회현실에 대한 좀 더 현실적인 이해의 필요성을 가져왔고, 의사로서는 점점 어려워져가는 수익구조와 근(현)대적 경영 방식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이와 함께 운동의 측면에서는 좀 더 전문성과 사회적 책임성 그리고 구체적인 정책적, 통계적인 성과의 필요성을 간절하게 느끼게 했다고 본다.

  •   그래서 국민의 건강을 구체적으로 증진할 수 있는 운동을 위하여, 현실사회 참여를 모색하고, 규모가 있는 공익적 의료사업을 통한 물적인 기반 마련과 경험의 확보, 모델이 될 수 있는 공익 의료사업을 기획하고, 북한 의료지원 사업과, 국제적 의료지원 사업의 토대를 마련해 보려고 애썼다.

  •   필자로서는 이러한 과정에서, 이충열선생님이 시작하고 있는 섬의료 사업을 토대로, 인의협 의료사업의 물적 토대를 마련하고, 뜻있는 공익적 의료사업을 하고자하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대우재단의 추가 기부를 통해 베트남 등 의료지원 사업과, 국제 의료지원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인의협 측에서는 주영수 선생님, 김창엽 선생님의 적극 지원, 그리고 대우재단의 섬의료 후속 의료사업 TFT팀 구성의 제안으로 구체적인 진전이 있기도 했지만, 결과는 후속 사업으로 잘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부분의 좀 더 세세한 것들은 후속 부분에서 다룰 수 있을 것 같다.

  •   이러한 진행 과정에서 필자는 사업파트너인 대우재단의 공익성 부문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고, 당시 대우그룹의 해체로 자본과 기업으로부터 독립적인 위치에 놓일 수 있는 가능성에서 긍정적인 점들을 찾아보려 노력했다. 이는 사실 미래의 의료사업의 한 파트너로서의 가능성 유무를 검증하는 과정이었기에, 의료운동가로서의 비판적인 눈만 가지고는 교류와 이해가 불가능했다는 점이 필자로서는 애로사항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실물 경제에 대한 이해, 기업 메카니즘에 대한 이해, 실무적인 접촉 과정에서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자신의 입장 정리가 필요한 국면이었다.

  •   섬의료사업을 강력하게 추진을 요청하는 현장 회원님과 섬의료사업의 리스크를 의식하고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몇분의 이사님들 사이에서 방향성을 설정하지 않으면 안되었기에, 필자로서는 섬의료사업의 추진쪽으로 추진하여 나아가게 되었음을 고백할 수 밖에 없다.

  •   인의협이 섬의료사업의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재원이 한정되었던 인의협로서 대우재단의 약속된 운영지원(3년간 10억6천만원 협약)에도 적자가 발생하면 적자부분을 지원할 재정이 없다는 점에 있었다. 이 부분은 인의협의 요청에 의해 대우재단이 인의협의 충분한 경영 노력에도 재정적자가 났을 경우에는 추가 기부를 통해 책임 보전해주기로 최종 협약하게 되었다. 인의협은 운영과 인사 그리고 지휘를 책임지기로 하였고 회계 결산과 지금 및 현물 지원은 대우재단이 맡았다. 사실 이는 대우재단이 섬의료사업에 대해 좀 더 완전한 아웃소싱 혹은 나아가 기부체납을 바라던 것에서 비하면, 대우재단이 더 많은 책임을 지는 방식이었다고 판단된다. 개인적으로는 대우재단의 기부 제의가 가능한 방향을 여러모로 생각했지만, 당시 인의협으로서는 이방법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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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무협상 과정에서 대우재단 실무책임자 접촉 과정에서 느꼈던 것은, 대기업의 경영방식과 엘리트 조직의 능력과 의식을 엿볼 수 있었다.

  • 우선 실무협상에서의 상대에 대한 바람직한 태도에서

  • 첫째, 협상 상대측에 항상 겸손하게 다가가고, 예로 대하되 부족하지도 과하지 말 것.

  • 둘째, 협상을 주도할 수 있는 계획과 준비를 가지고 있으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는 실무책임자에게 회사의 방침 안에서 협상의 범위와 한계를 명확히 인식하고, 그 범위 안에서 실무자의 자율과 책임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본다. 우리는 어떤 책임을 주고 권한은 지나치게 제한하여, 실무자가 실제로는 숨 막혀 하거나, 권한을 너무 주어 위에서 제어하지 못하여 자의적으로 흐르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좋은 조직은 권한의 설정을 정교하게 하되 자율성을 중시하는 것이다.

  • 셋째, 파트너쉽의 중요성과 상대방 실무자에 대한 친밀성이다. 친밀성의 중요성은 사실은 자신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조력자를 확보하는 일이라는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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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적인 경영 방식의 장점에서는,

  • 첫째, 기획과 사업은 서로 팀웍을 중시하고 진취성을 인정하는 반면, 거기에 비해 재정은 항상 독립 및 견제적이다. 그리고 재정파트는 오로지 사업 계획에 근거하고, 융통성이 없고 보수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사업계획은 예상되는 재정 수입에 대응하여 매우 정교하게 수립되어야 한다. 재정을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기업들의 재정의 중요성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재정파트는 현장에서 입이 무거웠는데, 일체의 간섭이나, 언급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독특하고 느낀 바가 있었다. 재정은 사업결과의 결산과 통계적 수치로 말하는 파트인 것이다. 재정파트는 사업파트너 측과 친밀해지지 않는 것이 미덕인 것이다.

  • 둘째, 좋은 조직 개편의 원칙은 첫째가 열정이고, 둘째가 실력, 셋째는 실력과 열정이 없으면 필히 퇴보와 부패를 걱정해야 한다. 한마디로 좋은 인재의 발탁이 기업의 생명이다. 필자가 만난 실무책임자였던 P팀장은 실력가였고 모 대기업의 홍보이사로 발탁되어 나갔고, 후임 H팀장은 뛰어난 열정과 다소 화려한 경력에 비해 겸손한 성품을 가졌다.

  •   이렇게 실무협상과 협약 후에, 필자가 맡은 일은, 섬의료사업에 대한 인의협의 외적 지원 실무 역할이었다. 섬의료가 당면했었던 가장 중요한 요청이 의사인력이 부족하니 의사를 보내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의사 인력에 대한 요청은 협약 전 1999년부터 있었지만, 대우재단의 의사 급여가 상대적으로 낮고, 낙도 지역에 들어가고자 하는 의사가 없었다. 여러 구인 게시판에도 안내했지만 허사였다.

  •   필자는 고민 끝에 섬의료사업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7년간 개원한 의원을 정리하고, 2000년 1월 가족과 함께 완도 노화도에 들어갔다.

  •   섬으로 들어갈 때의 마음은 섬의료 사업의 모델을 만들자. 인의협의 의료사업의 모범사업으로 만들어가자. 몇 년 후에는 병원선을 준비하여 서남해안의 크고 작은 낙도지역의 모든 주민에게 접근 가능한 의료를 제공하자는 크나큰 포부였고, 이를 위해 사업이 계획대로 잘 풀리고 가능하다면 평생을 다하겠다는 생각이었다. 특히 이러한 꿈은 이충열 선생님과의 오랜 대화를 통해 만들어졌다. 이충열 선생님은 더욱 그랬고, 필자도 협약기간인 3년 이후까지 사업의 전망을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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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속-

박태훈  saenalpa@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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