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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피해자 가족이 드리는 편지 -2

팽목항까지 도보행진중인 유가족의 편지 경기시흥촛불l승인2015.02.10l수정2015.02.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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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보행진 9일째입니다. 처음엔 먹먹한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담담해질 때까지 걷다보면 이 현실이 믿어지고 받아들여질까 하는 기대감으로 한발을 내딛었습니다. 진실규명을 향한 길이 이리도 멀고 험하리라고 어느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하지만 지금 세월호의 가족들은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도보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실종자의 완전한 수습과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 그리고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또 다른 행보를 시작한 것입니다. 누군가는 힘들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지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그럴 때마다 가족들은 한결같은 목소리로 얘기합니다.

‘힘들지만 우리아이들 생각하며 걷고 또 걷고 있다고‥’

발에 물집이 잡히고 발목이, 무릎이, 허리가 틀어지고 얼굴이 따가워도 아랑곳하지 않고 걷고 있는 부모님들을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강인함을 봅니다. 걸으며 아이생각에, 또 현실에 때로는 눈물짓고 때로는 분노하며 그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하루하루 팽목항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어떤 날은 유모차를 탄 갓난쟁이도. 어떤 날은 8살 꼬맹이도. 어떤 날은 강아지도(우리는 그를 개념견이라 불렀습니다) 함께 걸었습니다. 심지어 완주선택자 중에는 80세 어르신도 계십니다.

도보행렬이 지나가는 곳곳마다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 고마운 분들로 인해 지친 발걸음을 가벼이하며 한없는 감사함으로 눈물지을 때가 많습니다. 평균200명을 웃도는 인원의 식사제공도 만만치 않을텐데 지역주민들의 여러 공은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정말 감사하고 먹먹할 따름입니다. 또한 잊지 않겠다고 한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며 눈물짓는 국민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저는 세월호에서 대한민국의 양심을 봅니다. 언젠가는 밝혀질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지금 여기 내가 있을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세월호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피해갈수 없는 숙제이기에 저희는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승부하고자 이 길에 나섰습니다.

팽목항의 끝에서 진실을 만나고 아이들이 함께 있을 하늘 길을 만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세월호를 온전하게 인양하기를 바라며, 기나긴 10개월이 여전히 4.16에 멈춰 있는 가족들의 애끓는 눈물과 차가운 바다 속에 묶여 있는 죄 없는 희생자들의 간절한 만남이 반드시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한 발에 희망을 한숨에 다짐을 담아 걷고 또 걷습니다.

 

2015년 2월 3일 대전에서 재욱이 엄마 드림.

경기시흥촛불  siheung.candl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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